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 - 2022년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대상
김준녕 지음 / 허블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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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된 공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인간의 생존 투쟁을 완벽히 담은 소설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 단순히 SF적인 요소만이 아닌, 삶과 죽음, 권력과 혁명까지도 아주 생생히 담았기에 한번 읽기 시작한다면 멈출 수가 없는 소설임은 분명했다.



1부 - 식량난으로 시달리는 한국과 2부 -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우주로 향하는 지구인들로 나뉘는 이 책은 우리의 미래를 언뜻 보여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환경적인 것을 떠나)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투쟁하고 쟁취하는 모습은 우리의 현실과 참 많이 닮아있었다. 인간의 민낯까지 다 들춰본 느낌이었다.


폐쇄된 공간, '무궁화호' 속에서의 계급 차이는 생각보다 더욱 비참하고 치열했다. 빼앗고 빼앗기고, 버리고 버려지고, 먹고 먹히고, 죽고 죽이고. 이 우주선은 무엇을 위해 쏘아졌는지 그 본질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해서든 권력을 움켜쥐려는 10대들의 모습이 너무도 사실적이었다. 200여 년이 지났지만, 이들은 계속해서 나아갔다. 막을 향해서. 1대에서 2대로 넘어갔지만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았다. 다만 2대에서는 무궁화호에서의 생존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혁명을 시도하기도 했다.


결말에서 약간의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단 생각이 어렴풋이 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저자가 내린 결말이 모든 이야기와 가장 잘 어울린다. '희망'이란 단어가 참 많은 것을 품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준 소설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 긴 여운이 남는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생존이 아니라 정말로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어야 했는데. 이제껏 내가 추구한 생존은 사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죽음에서 벗어나는 것일 뿐이었는데. - P162

당연한 이야기였다. 다 살자고 그랬던 것이니까. 다 같이 살자고. 그러자고 우리가 전부 그렇게 살았던 것인데. - P216

세상은 너무 넓으면서 좁았고, 이해했다 싶으면 멀리 달아나는 막과 같았다. - P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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