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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달이 말해준 것들
지월 지음 / 모모북스 / 2022년 8월
평점 :
"차분함에 이르러 우리 결국 편안하기를." 읽고만 있어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편안해지는 에세이를 만났다. 저자의 경험담과 삶의 통찰이 가득 녹아 있기에 험난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시련과 슬픔을 이겨낼 모두에게 이 책은 하나의 위로가 되어줄 것이 분명했다.
자주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나이기에 '달'이 주는 위로를 알고 있다. <어느 날 달이 말해준 것들>을 읽고 있노라면 어느 형태로든 코끝은 찡하게 마음은 쿵 하게 만드는 달을 보며 넘겼던 수많은 밤들이 떠오르곤 했다.
자칫 넘어갈 수 있는 소소한 상황과 감정을 꾸밈없이 담백하게 글로 표현한 저자의 문체가 좋았다. 수많은 글 중 <위로의 질문: 너여서>가 기억에 남는다. '너여서'라는 세 글자가 주는 힘이 크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막연하기만 했던 이유가 저자의 글을 통해 정리되는 순간이었다. :)
시중에 출판된 수많은 '위로 에세이' 중에서 간혹 공감이 덜 되거나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이야기들이 종종 포함되곤 하는데,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이야기가 딱 알맞았다. (총 4개의 파트 중 마음이 가는 '달'을 먼저 선택해서 읽는 것도 좋을 거 같다) "스스로를 잃지 않는다면 모두가 너를 응원할 거야." 저자의 응원이 전해진다. 그 용기와 위로를 보답하기 위해 이 책을 읽은 우리 모두 환히 빛날 수 있기를 바란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이런 괜찮지 않은 마음을 나열하고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회복의 첫걸음이라고 믿었다. 어김없이 찾아온 이 괴로운 상황과 타이밍을 인정한 덕분에 나는 회복할 수 있겠구나. 돌아갈 구석이 있겠구나 하고 말이다. 인정하고 믿었다. 오늘은 원래의 나처럼 다행히도 마음이 붙잡혔다. 그렇게 회복의 길로 나아간다. - P73
처음과 끝이 한결같이 닮았다고 해서 좋은 것도 아니며, 달랐다고 해서 나쁜 것도 아니다. 나와는 맞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첫 모습이 마지막 순간에는 나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모습일 수 있다. 어떠한 사람도 완벽할 수 없다. 좋고 나쁨은 작용을 주고받는 자의 판단일 뿐이다. 단지 내가 사람을 믿고 마음을 주는 데에 있어서 시간을 택한 이유는 오랜 기간이 지나야 사람의 진가를 알아볼 수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 P162
여전히 인연이란 것은 두렵기도 하고, 신기하고, 물음표를 띄우지만 숱하게 생각하고 고민했던 관계들이 나에게 남긴 것은 초연함과 조금의 자유뿐이다. 이제는 훨훨 날아가다 어딘가에 걸려도 날개를 펴는 방법을 안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자유로워졌다. 아직 날갯짓은 미세한 파동뿐일지라도 나는 나의 힘으로 허공에 초연히 떠있을 수 있으니, 연연하지 않는다. -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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