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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문장들 - 작가의 젊은 날을 사로잡은 한 문장을 찾아서
김연수 지음 / 마음산책 / 2022년 7월
평점 :
'오랜 시간이 흘러도 청춘을 빛이 난다'는 것을 알려준 책 <청춘의 문장들>. 출간 후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이 책을 지금이라도 만날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했다. '청춘'이라는 단어와 조금씩 멀어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저자의 문장은 지나온 나의 청춘의 모든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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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새로운 개정판에는 저자가 새로 쓴 산문 세 편을 더하고 <청춘의 문장들 +>에 실린 산문 일부도 옮겨왔다고 한다. 초판본 전체의 문장도 다듬었다고 하니 그 전의 문장들이 조금은 궁금하기도 했다. 저자만의 청춘이 가득 담긴 이야기였지만 읽다 보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이야기들은 '우리의 청춘'과 닮아있다고.
저자가 수많은 감정과 상황을 겪은 청춘을 표현하는 방법은 바로 '한시, 하이쿠, 대중가요 등' 다양한 문장을 통해서였다. 저자의 글과 문장이 만나니 지나온 청춘이 새록새록 그려졌다. 사랑과 우정, 불안함과 예민함 등 모든 감정이 담담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리고 문득 떠오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를 사로잡은 문장들은 무엇일까? 밑줄 친 이 책에도 있고, 아끼는 책에도 있겠지만 과연 나의 '젊은 날을 사로잡은 한 문장'이 무엇일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아직은 한 문장만 고르기 무척 어려워 다섯 문장 정도 적어보았다. 시간이 지나면 그 문장이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가 뭔가를 쓰게 됐다면 그와 비슷한 이유 때문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해, 이십대 초반의 나는 시간의 흐름을 견딜 만큼 강한 몸을 지니지 못했다. 그런다고 왜 이렇게 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바로 그런 이유로 나는 소설가가 됐다. - P69
사실은 지금도 나는 뭔가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이상하기만 하다. 그 모든 것들은 곧 사라질 텐데,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 점에서 여전히 나는 사춘기. 앞쪽 게르를 향해 가만-히 살핀다. - P158
내 인생이 반짝반짝 빛났던 순간 역시 마찬가지다. 사회적 성공이나 대중의 주목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었다. 오히려 그런 것들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곳에 있었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캄캄한 어둠 속에 나는 있었다. 현재가 막막하니 미래도 없었다. 더 이상 소설을 쓸 형편이 아니었는데, 그런 상황에서 나는 좀 더 나은 것을 생각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덕분에 몇 글자 더 쓸 수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내 인생이 조금 반짝거린 건. -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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