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2 - 다양성 너머 심오한 세계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2
브래디 미카코 지음,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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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는 무엇이 있을까? 용기와 희망은 당연하지만, 가장 필요한 것은 많은 경험과 그 속에서 얻는 깨달음이 아닐까 싶다.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2>를 통해 저자가 바라보는 아들의 학교생활과 영국 변두리 동네의 인종적 그리고 문화적 차이를 섬세히 느껴볼 수 있었다.



다양한 인종이 모여드는 공립중학교로 아들을 보내며 충격과 분노를 느낀 저자. 공립학교가 인종차별이 심하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엄마'인 저자가 느끼는 차별의 정도는 더욱 심각했다. 분명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저자는 공립학교 특유의 밝고 다양성이 존재하는 느낌이 좋았으며, 아들 또한 그런 분위기에서 학교생활을 하길 바란 것이었다. 저자가 사는 동네는 유일하게 노동당과 녹색당의 색이 짙은 동네였으며 게이, 성소수자 인권 운동을 많이 하는 동네였다고 한다. 이러한 문화 속에서도 이 가족은 중심을 잃지 않고 다양성을, 다름을 인정하며 살아갔다.


이민자지만 인종차별의 가해자가 되기도 하고 피해자가 되기도 하는 세상. 꼭 이민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살아가며 한번 또는 여러 번 '이방인'이 되곤 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린 정체성과 소속에 민감해진다. (단연코 아이들이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것이다) 우릴 지탱해줄 수 있는 건 사랑하는 사람들, 가족이겠지만, 결국은 그 어려움을 잘 헤쳐 나가는 자신일 것이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많았지만, 결국 마음이 가는 건 - "하지만 '라이프'란, 그런 거잖아. 후회하는 날도 있다가 후회하지 않는 날도 있다가. 그게 계속 반복되는 거 아냐?" - 라는 말을 한 저자의 아들 이야기였다. 어린 나이지만 '다양성'의 이면을 몸소 겪었기에 할 수 있는 말이 아닐까 싶었다.


어려운 이야기를 막힘없이 또 섬세히 풀어낸 저자가 대단하다. 다양성의 시대를 제대로 이해하고 살아가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차별과 모순 속에서도 담담히 살아가고 있는 저자와 가족들을 응원한다. 또한 저자의 이야기엔 깊게 사유해볼 힘이 있으니, 저자의 이야기가 계속되길 바라본다. :)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렇지만 미시적으로 우리 주위만 떼어놓고 보면, 우리가 필요 없는 물건을 건네고 그들이 받는 게 눈에 들어온다. 그 좁은 일부분만 보면 ‘주고‘ ‘받는‘ 구도라서 확실히 아들이 말했던 감정적인 불편함이 느껴진다. 그렇기 때문에 왜 내게 필요한 물건을 타인에게 주지는 못할까 하는 일종의 도덕적 또는 감정적 의문이 드는 것이다. 이럴 때는 미묘한 균형이 필요하다. 거시적으로 너무 치우치면 퍼석퍼석 건조해지고, 미시적으로 너무 치우치면 중2병이 되기 때문이다. - P21

가장 가까운 어른을 우울증이라는 병에 빼앗긴 아이에게 미래란 철책으로 둘러싸인 좁은 공간일 뿐이다. 그렇다는 걸 나는 잘 알고 있다. - P100

사회를 믿는다(believe). 아들은 그렇게 표현했는데, 사회에 대한 신뢰(trust)라고 바꿔서 말할 수도 있다. 그 말을 더욱 큰 규모의 ‘사회‘로 확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그 직원이 사회 구성원들도 자신처럼 느낄 것이라 믿을 수 있었다면, 이 사회에 내 결단을 지지할 사람들도 반드시 있다고 믿을 수만 있었다면, 규칙과 습관에 얽매이지 않고 현장과 개인의 판단으로 누군가의 목숨을 지킬 수 있었을 것이다. -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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