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꼭 한 번쯤은 사유해봐야 하는 주제를 담은 <마니에르 드 부아르>는 프랑스의 바칼로레아 준비생, 대학생, 대학원생 그리고 연구자들의 필독지로 사랑을 받아왔다고 한다. 왠지 어려울 거 같지만, 읽다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지적인 격월간지가 있다니!' 이번 8호 주제는 '바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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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쨍한 햇볕 아래 부서지는 파도 소리는 우리의 추억 속에 소중히 간직되어있다. 이렇게 낭만과 가득한 바다에도 수많은 위협이 존재했다. 그리고 그 위협은 생각보다 많이 심각했다. - 미군기지로 전락한 차고스 제도의 고통, 바다를 질식시키는 크루즈 유람, 거대한 플라스틱 대륙 속으로, 크로아티아 섬들의 위기 등등 - 알고 있었던 것은 더 심도 있게, 몰랐던 것은 더 상세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우리에게 꼭 필요하고, 우리를 편리하게 만드는 '광케이블' 이야기는 참 신선했다. 광케이블은 매년 100건 안팎으로 절단되는데, 다수 연안어선으로 인한 경우가 많지만 고의적인 경우도 있어 국가 간 외교적인 긴장감을 높인다고 한다. 깊은 바닷속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영향을 미칠지 과연 알 수 있었을까?
국가들이 서로의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정해놓은 '선' 때문에 바다와 바닷속 생명체는 죽어가고 있었다. 바다는 넓고 깊은 존재인만큼 사람들은 다양한 가능성을 엿보며 계속해서 바다를 위협할 것이다. 미래엔 우리가 보고 느꼈던 바다를 똑같이 마주할 수 있을까? 24개의 바다 이야기를 읽으며 확신할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위협을 알려는 사람들과 매개체가 있기에 작은 희망을 품어본다. 미래에도 낭만과 추억이 가득한 바다를 만날 수 있기를 바라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거대한 푸른 바다는 나눠져 있다. 지도상으로는 하나로 연결된 바다의 공간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선들로 분할돼 있다. 대양들의 중심부는 비교적 사용되지 않고 있지만, 대륙붕과 연안바다는 해양농업, 무역, 산업, 레저 등에 쓰이기 위해, 점점 높은 강도로 개발 중이다. 해안에 인접한 대륙붕과 연안바다 지역은 오랫동안 우리 사회의 부차 산물들인 가사폐기물, 화학오염물, 쓰레기를 매장해 왔다. 이 지역은 이제 경제발전을 위한 자원의 저장고 역할을 하고 있다. - P32
바닷물에는 깡통이나 해수면을 떠다니는 병 외에도 맨눈으로 볼 수 없는 쌀알 크기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이 가득하다. 이런 미세플라스틱은 공장이나 컨테이너 선박에서 흘러나오기도 하지만 대부분 큰 입자가 햇볕과 소금물에 분해되면서 생겨난다. - P128
해양 도시는 제국 사이에 벌어지는 대립 관계를 조율하기 위해 각자 뛰어난 외교 수완을 발휘했다. 해상 무역의 자유를 보호하고 동방에서 무역 특권과 세금 면제 혜택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결과적으로 귀족적이기도 하고 서민적이기도 한 이들 정부는 모험을 즐기는 상인들을 위해 공익과 사익을 잘 융합했다. 해상 제국은 상업 국가였다.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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