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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사람
베른트 하인리히 지음, 조은영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평점 :
세계적인 생물학자인데, 신기록 보유의 마라토너라고도 하면 사람들은 믿을 수 있을까? '현대판 소로'라고 불리는 저자 베른트 하인리히는 80세에 100킬로미터 달리기를 목표하고 있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달리고 또 달렸다. '뛰는 시간'이 곧 '생명의 힘'이라는 그에게 '달리기'란 어떤 의미일까?
숲을 관찰하고 달렸던 그의 80년 러닝 일지는 정말 대단했다. 울트라마라톤 대회 우승부터 쉬지 않고 24시간 달려 응급실에 가기도 했으며, 다양한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며 벌어졌던 에피소드까지 쉴 틈 없이 몰아쳤다. 단지 달리는 이야기뿐만 아니었다. 평생을 관찰해온 생명체에 관련한 연구결과까지 그의 이야기는 모든 게 다 하나로 이어졌다.
막 달리다가도 자신의 눈에 들어온 생명체를 보며 잠시 쉬어가는 그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다. 생물학자들에게는 영웅 같은 존재라는데, 이 책을 통해서는 친근하게 다가올 수밖에. 생물학자답게 연구의 결과를 확인해야 하기에 자신을 실험 대상으로 삼기도 했다. '달리기를 많이 하면 타고난 한정된 심박 수를 빨리 소모하는 셈이니 일찍 죽을 수도 있다'라는 말에 의문을 품어 직접 시도했다. 또한 어떤 음식들이 달리기에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초콜릿 아이스크림 - 맥주 - 올리브유 - 이유식 - 크랜베리 주스- 꿀 등등 몸소 연구 결과를 알려주기도 했다.
달리기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공감할 내용이지만, 자연과 생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더욱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경이롭고 아름다운 생명 그 속에서 마주하는 자연과의 알맞은 조화와 공존까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의 현대판을 알고 싶다면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 :)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발달 과정의 과도기가 되면 대부분의 동물이 부모에게 거리를 두고 흩어지면서 탐험을 통해 자신의 지평선을 넓혀가지만 자기 종족이 적응한 서식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이에 비해 인간은 선택과 행동을 하는 데 마음이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좀 더 유동적이다. - P75
나는 열심히 훈련해왔고 달려야 할 길 외에 지켜야 할 약속이란 없었다. 어차피 그만둘 거라면 그게 언제든 차이는 없었다. 중요한 것은 다른 주자들을 이기는 것뿐이었기에 더 이상 계속 가야 할 이유가 없었다. - P168
큰까마귀는 공기를 가르며 화살처럼 곤두박질치고 검은머리솔새는 바람에 맞서는 대신 바람을 타고 날고 싶어 한다. 우리가 출발 신호를 기다렸다 내달리듯 바람의 신호를 기다리는 것이다. -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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