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어내고 덜 버리고 - 제로웨이스트가 건네는 변화
오한빛 지음 / 채륜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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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어내고 덜 버리고>의 저자 오한빛은 말한다. "누구나 더 나은 삶을 꿈꾸지 않나요?" 이 에세이는 환경문제라는 큰 틀 안에서 삶의 낭비를 줄이고, 더 나은 곳에서 머물기 위해 노력하고, 무엇보다도 쓰레기 줄이기에 힘쓰는 이야기이다. 그동안 환경 문제를 다룬 딱딱한 보고서나 연구자료 같은 형식의 책이 아닌 한 사람으로서 환경을 보호하고 더 나은 환경을 위해 살아가는 에세이라 더욱 애정이 갈 수밖에 없었다.



저자가 즐겨 쓴다는 말이 있다. '제로웨이스트와 웨이스트 그 사이 어디쯤' 현재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환경이란 단어를 대할 때의 마음이 아닐까 싶었다. 우린 살아가며 어쩔 수 없이 하루에도 여러 쓰레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아무리 환경보호를 외치고 (속으로라도 외치지만) 우린 계속해서 쓰레기를 만들어낸다.


정말이지 더 나은 환경에 살기 위해서는 쓰레기를 꼭 줄여야 한다. 하지만, 몸에 배어있지 않는 이상 실천하기란 무척 어렵다. 여기서 의문이 든다. 저자는 대체 어떻게 제로웨이스트를 시작할 수 있었을까? 저자는 쓰레기를 줄이는 일이 당연하기보다 자연스러웠다고 한다. 바닷가 근처에 살았던 때에 해안가에 넘쳐나는 쓰레기를 보았고, 자신이 좋아하고 아끼는 바다이기에 눈에 보일 때마다 쓰레기를 주웠다고 한다. 그 행동은 곧 일상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까지 뻗어나갔다.


무조건적인 실천을 강요하지 않고 윤리적 가치를 강하게 주장하지 않는다는 게 이 '환경' 에세이의 매력이기도 하다. (그러나 메시지는 확실하다!) 완벽하게 비우기보다 유연하게 덜어내길 바란다는 저자. 제로웨이스트가 가져온 변화된 저자의 일상은 참 아름다웠다. 덜어낸 곳엔 더 가치 있는 것들이 채워졌으며, 불필요한 것을 배제하니 온전한 자신을 마주하며 여유도 생겼기 때문이다.


수제비누 보관법, 아로마 스프레이 레시피, 공구 쓰는 법 배우기, 채소를 남김없이 활용하는 법 등등 우리가 당장이라도 실천할 수 있는 쓰레기 줄이는 노하우도 참 유용했다. (당장이라도 시작하고 싶은 '안 입는 옷 처리법') 친환경을 생각한다면,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싶다면 그리고 더 나은 환경에서 살고 싶다면 이 책으로 시작하길 바란다. :)


우리가 제로웨이스트와 웨이스트 그 사이 어디쯤에 있을 수밖에 없다면, 쓰레기를 제로로 만들려는 강박은 조금 덜고 제로웨이스트를 바라보는 쪽으로 서기로 했다. 제로웨이스트는 쓰레기를 만들지 않으려는 시도도 모두 포함하는, 첫인상과 다르게 품이 넓은 단어이니까. 제로웨이스트는 느슨하지만 지속적인 나의 탐구 주제가 되었다. - P43

오랫동안 변함없이, 혹은 오랫동안 지속하기 위해 변화하면서 작은 옷장에 옷이 가진 이야기를 하나씩 늘려가고 싶다. 그나저나 옷 수선이 참 잘되었는데 누가 내 옷을 눈여겨보고 말 한마디를 건네주면 좋겠다. - P110

아름다움이 여성이나 사람에게만 국한되는 단어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본연의 아름다움을 바라보고 받아들일 줄 알 때에 우리는 그것을 지속할 의지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아름다움을 지속하기 위한 제안인 것이다.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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