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의 나날

구름의 나날
알리스 브리에르아케 지음, 모니카 바렌고 그림, 정림(정한샘).하나 옮김 / 오후의소묘 / 2022년 3월

알리스 브리에르아케의 글과 모니카 바렌고의 그림이 만난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구름의 나날>. 나에겐 그 어떤 그림책보다도 여운이 길게 남아 보고 또 보며 음미했던 그림책이었다.

머리에 구름이 낀 것 같은 날엔 제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고 아름다운 것들을 느낄 수 없다. 머리에 내려앉은 구름은 점점 더 무겁게 내려앉아 슬픔을 건네기도 한다. 애써 외면하려고 하지만 자기 전까지도 쫓아오는 마음의 구름.

주인공 여성은 구름이 내려앉은 날에도 커피를 마시며 바이올린 연주를 하고 함께 지내는 사랑스러운 고양이마저도 귀찮게 느껴지며 혼자 있고 싶어 한다. 이대로 구름은 그녀 곁에 남아있는 것일까?

이 짙은 안갯속에서는 멈추어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었다. 구름은 언젠가 걷힐 테니까. 비가 온 뒤 더 선명히 맑아지는 날처럼 구름이 걷히면 더 아름다운 삶이 다가올 테니까.

단 몇 장의 글과 그림으로 깊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그림책은 언제나 놀라움을 선사한다. 특히 <구름의 나날>은 읽는 독자마다 다정하고 따스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간결하고 시적인 글과 섬세하고 사랑스러운 그림 그리고 그림책을 사랑하는 어른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

"삶은 기어이 다시 향기로워질 테니까요."

구름의 그림자는 어디에나 내려앉아요.
가장 아름다운 것에도.

넘어질 수도 있어요.
멈추어 기다리는 게 나을 거예요.

머리와 가슴 사이 어딘가에서 꽃이 피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