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고 고른 말 - 카피라이터·만화가·시인 홍인혜의 언어생활
홍인혜 지음 / 미디어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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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하나에 웃고 울게 되는 우린 어떤 말들을 사용하고 있는 것일까? 특히나 우리 자신에게. "가장 좋은 말만 고르고 골라 당신에게 들려줄게요." 바로 카피라이터이자 만화가이자 시인 홍인혜의 말이다. <고르고 고른 말>은 저자가 국민일보와 한겨레신문에 연재해온 칼럼에 더 새롭게 글을 보탠 이야기이다. 저자가 전하는 유머 속 정확한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



평범한 일상과 행복한 여행 그리고 언제나 부딪히게 되는 사람과 일 사이에서 주고받는 언어 중 아주 특별히 애정한 말들만 이야기로 풀어낸 저자. 상처를 위로해주는 엄마의 한마디, 서로 잘 아는 친구와의 평범한 대화, 여행지에서 만난 인연 속 대화 등등 따스한 '말'은 언제나 저자를 위로해주고 다시 중심을 잡을 수 있게 해 주었다.


말을 수집한다는 것이 어쩌면 평범한 것이겠지만, 참 아름다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말을 그냥 흘려보낸다거나 정말 마음에 와닿는 말은 담아둔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온전히 기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상대에게 투명하게 가닿는 말이란, 시큰둥하고 냉소적인 우리를 밝고 따뜻한 곳으로 끌어내는 무한한 사랑이자, 갖은 실수와 실패에 의기소침해진 우리를 회복시켜주는 다정이라고 한다. 


진한 여운이 가득했던 에세이 <고르고 고른 말>. 모두가 좋은 말을 주고받으면서 (때로는 주기도 때로는 받기도 하면서) 사랑과 행복이 가득한 삶을 살 수 있기를. 또한 그 속에서 용기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고픈 마음을 채워주는 사람에게 빠진다. 때로 나의 무채색 일상에 총천연색 필터를 끼워주는 사람에게 빠지고, 이따금 해일처럼 밀려드는 불안에 휩쓸리지 않게 단단한 닻이 되어주는 사람에게 빠지기도 한다. - P91

누군가는 섬세하고 누군가는 투박하다. 하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바를 부드럽게 만든다. 그런 바텐더가 있는 바가 매력적이다. 우리는 기계가 만드는 술을 마시러 가는 게 아니니까. 한 전문가가 수년의 세월을 머금은 액체들을 향기롭게 직조하는 것을 감상하러 가는 거니까. - P194

반복적으로 쓰는 말은 그 사람만의 말머리가 되어 이미지를 만든다. 나는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보다 ‘옳지‘라고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 P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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