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도둑 (합본 특별판)
마커스 주삭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평점 :
절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소설가"인 마커스 주삭의 대표작 <책도둑>을 드디어 읽어보았다. 사실 영화로 먼저 본 기억이 있다. 긴 내용을 압축해서 그런지 몰라도 조금은 전달이 안 된 것에 아쉬움이 있었지만, 확실히 책으로는 그 아쉬움까지 채울 수 있었다.



합본 특별판이라 완전한 벽돌책이었던 <책도둑>의 배경은 1940년대 2차 세계대전 당시의 독일 힘멜 마을이다. 소녀 리젤은 양부모의 집으로 향하면서 남동생을 잃었다. 리젤은 글자를 읽지도 못하고 쓰지도 못하는 문맹이었지만, 남동생의 묘지를 묻던 묘지꾼이 떨어뜨린 책을 훔쳐 오게 된다. 죽음의 신, 바로 이 책의 화자는 리젤을 '책도둑'이라고 이름을 붙인 뒤 리젤의 삶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양부모는 악몽을 꾸는 리젤을 지켜주며 책을 읽어주기도 했고, 글자를 알려주기도 했다. 이제 책은 리젤에게 전부가 되었다. 1년 후, 히틀러의 생일 행사로 책이 태워질 때, 리젤은 책을 훔치기도 했다. 계속 되는 전쟁 속에서도 리젤은 양부모와 남자친구 루디와 잘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유대인 막스를 지하에 숨겨주면서 위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이를 지켜본 죽음의 신은 리젤의 미래를 알고 있었다.


죽음의 신을 화자로 두고 이야기를 펼쳐가는 소설이라니, 기발하기도 하면서 조금은 씁쓸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전쟁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슬퍼하고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지만, 그 속에서도 성장하고 인간이 지닌 본연의 따스한 모습을 보여준 <책도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둑의 이야기임이 틀림없었다.


사람들에게는 결정적인 순간이 있는 것 같다. 특히 어린 시절에는. - P91

막스는 리젤의 눈앞에서 녹아 사라지는 두번째 눈사람이었다. 그러나 이 눈사람은 첫번째와 달랐다. 그에게는 역설이 있었다. 막스는 차가워질수록 더 잘 녹았다. - P457

리젤은 책꽂이에서 책을 한 권 뽑아들고 바닥에 앉았다. 집에 있나? 리젤은 궁금했지만 일자 헤르만이 부엌에서 감자를 썰고 있건 우체국에서 줄을 서 있건 상관하지 않았다. 눈부신 표정으로 우뚝 서서 무엇을 읽고 있는지 굽어보고 있어도 마찬가지였다. - P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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