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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살 여공의 삶 - 한 여성 노동자의 자기역사 쓰기
신순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월간비밀Q로 알게 된 책이자) 열세 살에 평화시장에서 이름 없는 '공순이'가 노동조합 활동을 통해 주체적인 '노동자'로 성장하는 실제 과정을 담은 책 <열세 살 여공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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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평전>의 어린 시다로 형상화되었고, 비인간적인 노동환경과 경제성장논리의 허구성을 보여준 (<전태일 평전> 저자가 만난) 그 여공이 바로 <열세 살 여공의 삶>의 저자이다. 저자는 가난했기에 초등학교 3학년을 중퇴하고 열세 살부터 '여공'이 된 저자. '청계노조'를 알게 된 후로 '나'를 되찾게 되며 당당한 노동자로 성장했다.
세 번의 검정고시를 거쳐 오십이 넘은 나이에 성공회대학교에 입학해 정치경제학을 공부했고, 같은 대학 NGO대학원에 진학해 자신의 경험을 '1970년대 민주노조운동의 주체 형성'이라는 석사학위 논문을 썼으며, 이를 바탕으로 좀 더 꼼꼼하고 세심하게 다듬은 책이 바로 <열세 살 여공의 삶>이었다.
불쌍했고 힘이 없었던 여공들의 삶. 이것이 현실이었다는 사실에 마음이 너무나 아팠다. 그동안 평화시장 노동자들의 투쟁에 관한 기록은 '지식인'들이 썼기에 실질적인 그들의 삶을 잘 알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이 책이야말로 1970년대 민주노조운동의 주체였던 여공들이 무엇을 경험했고, 어떻게 살아갔으며 어떻게 자신을 되찾고 성장해나갔는지 자세히 알 수 있었다.
노동자로서 여성으로서 그 아픔 속에서도 당당히 자신을 되찾은 저자에게 감사와 존경을 보낸다.
1960 ~ 1970년대를 ‘여공‘으로 산 나의 삶을 조명하기 위해 당시의 정치, 경제, 사회에 대해 간단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는 1970년대 청계노조의 탄생과 민주노조운동, 특히 여성 노동자운동의 형성과 전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함이다. - P47
내 안에 있던 상처들이 지워져 가는 과정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기도 했다. 나는 새로운 세상과 만나고 있었다. 매사에 자신 없고 남의 눈치만 보면서 살아온 나였지만, 이제는 무엇이든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 P155
나의 한글반 운영과 같은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투쟁사‘가 아니어서 역사에서 사라지는 경우가 숱하다. 청계노조에 대한 연구가 대부분 지식인들에 의해 이루어졌던 것처럼, 역사를 기록할 능력과 지식이 없었던 이들의 역사는 사라지거나 지식인들의 시각으로만 기록되었다. -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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