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프 브로크 - 부서진 마음들이 서로 만날 때
진저 개프니 지음, 허형은 옮김 / 복복서가 / 2021년 10월
평점 :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를 쉽게 이해하지 못해 한동안 함구증까지 걸린 한 소녀가 있었다. 그 소녀는 오직 동물과 있을 때만 편안함을 느꼈고, 나이가 들어 말을 훈련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뉴멕시코에서 소문난 말 조교사가 된다. 전화 한 통으로 달라지는 그녀의 삶. 그녀는 어떻게 희망을 찾은 걸까?

비영리 사회적 기업이 운영하는 대안 교도소 속 문제가 심한 말들을 단번에 제압한 그녀는 쓰레기통을 뒤지며 거칠게 사람을 대하는 말들을 보며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말은 주인을 닮는다."는 말처럼 그녀는 재소자들의 문제행동을 말들이 그대로 습득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고, 단호하게 말과 재소자들의 행동을 고치고, 다시 세상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진심을 다해 돕는다.
목장에서 만기를 채운다고 해도 사회에 나가면 돌아갈 곳이 없을 재소자들을 본 그녀는 기계적으로 말을 다루고 케어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만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들에게 소통하는 법과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받는 과정을 자연스레 알려주니, 그들은 점점 마음을 열었고, 변화할 수 있었다.
변화는 그들뿐만이 아니었다. 바로 그녀 자신이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마주하기도 했고, 자신도 사회적으로 관계를 맺기 어려웠었는데, 목장 속 말들과 사람들에게서 드디어 속한다는 느낌을 온전히 받기도 했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며, 서로를 이해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도 쉽게 일어나는 상황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우린 목장 속 말들과 사람들 그리고 그녀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마음을 열고 진정한 소통을 하길. 우리도 그녀처럼 희망을 찾고 자신을 온전히 길들일 수 있기를 오늘도 바라본다.
루나는 안에 부서진 부분이 있다. 그렇게 태어났거나, 아니면 다른 누가 그렇게 만들었다. 어느 쪽이든 루나에게는 돌아갈 집이 없다. 그러니 루나가 우리에게 오게 해야 한다. 부탁하지 말고, 애틋해하지도 말고, 변화시키려 들지도 말아야 한다. - P67
새라의 말이 맞는다는 걸 나도 안다. 새라는 혼자 살아갈 준비가 되지 않았다. 준비될 날이 과연 올지 잘 모르겠다. - P211
"생각해보니 루트비어에겐 큰 사람이 필요한 것 같아요." 나는 칼라와 존에게 말한다. "얘가 몸집은 작아도 마음은 크거든요." - P3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