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인 채 완전한 축제
술라이커 저우아드 지음, 신소희 옮김 / 윌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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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 환자의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어도, 생각해보면 완치 환자에 대한 새로운 삶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거의 없었다. '이제 건강해졌으니 다시 행복한 삶을 살 거야.'라는 막연한 생각뿐이었다. 그렇기에 이 에세이는 나에게 정말 많은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엉망인 채 완전한 축제>의 저자는 4년간의 투병을 견디고 기적처럼 병을 완치한 채 새로운 삶을 시작했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일상에 좌절과 상실 그리고 우울감에 빠지게 된다. 다시 온전하고 행복한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 고민하던 저자는 자신에게 영감을 주었던 사람들을 만나러 가기로 결심하고, 100일간의 자동차 여행을 떠나게 된다. 여행의 동반자는 오직 반려견 '오스카'였다.

24,140킬로미터의 자동차 여행 동안 저자는 길 위의 사람들을 통해 완치 뒤의 공허함을 떨칠 수 있었다. 어쩌면 서로를 위로하고 서로의 아픔을 어루만져준 것이리라. 남녀노소 각자만의 깊은 아픔과 상실을 가진 사람들은 그녀가 투병 중 블로그에 올린 글을 보고 편지를 보내준 사람들이었다. 살아가는 환경도, 마주한 시련도 다 달랐지만, 그들의 이야기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오늘을 충실히 살아가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저자가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 나서는 구간에서 나도 모르게 뭉클했다. 단단해지는 저자의 내면만큼 나도 어느새 응원을 보내고 있었으며, 저자의 글쓰기가, 저자의 여행이 멈추지 않기를 바랐다. 마침내 자유를 찾으며 이야기는 끝나지만, 어쩌면 또 하나의 시작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어떤 시련과 아픔이 와도 저자는 이겨내고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인생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물론 나는 프리다 칼로가 아니기에, 나 자신의 불행과 창조적 관계를 맺을 방법을 궁리하는 게 쉽진 않았다. 하지만 칼로의 책은 내 안에 있던 뭔가를 일깨웠다. 나는 침대에 묶여서도 고통을 창작의 소재로 승화시킨 여러 작가와 예술가의 계보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 집에 있을 때도, 그리고 또다시 입원하게 되었을 때도 나는 매일매일 글을 썼다. 분노와 질투와 고통이 바짝 말라붙을 때까지 쓰고 또 썼다. - P148

치명적인 위기를 극복하고 살아남은 자는 무엇을 얻게 되는가. 생명과 시간이다. 이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살아남는 데에는 대가가 따른다. 이 사실은 직접 겪어본 후에야 깨달을 수 있는 것이었다. - P247

아름답고 완벽한 건강 상태란 영원히 닿을 수 없는 목표이며, 그런 목표를 추구하다 보면 끝도 없는 불만족의 수렁에 빠지고 만다. 이 시대에 건강함이란 지금 자신이 지닌 심신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 P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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