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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ㅣ 총총 시리즈
이슬아.남궁인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평점 :
이렇게 아껴 읽은 책이 또 있을까? 앉은 자리에서 단번에 읽고 싶었지만, 두 저자의 편지를 각각 읽어본 후, 조금씩 아껴 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두 저자의 글솜씨에 홀린 듯 읽어나간 결과, 난 이 두 사람의 팬이 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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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노동자'이자 '일상의 에세이스트' 이슬아, '죽음을 기록하는 작가' 남궁인. 사실 난 두 저자를 잘 모르고 있었다.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를 통해 그들을 조금은 알아갈 수 있었는데, 확실히 두 사람의 성향, 즉 글의 성향은 달랐다. 하지만 읽다 보면 어딘가 모르게 사람으로서의 결은 비슷하다는 걸 느꼈다. 분명 오해로 시작된 편지이며 서로 정반대의 성격과 가치관을 가졌지만, 글에서 풍겨오는 '결'은 같았다. 그래서 서로 이해하며 우정을 나눌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확실히 이 책은 두 저자의 에세이들과 다르기도 했다. (이 책으로 인해서 두 저자의 책들을 조금씩 살펴보았다. 그 책들도 아껴보려고 한다. 긴 여운을 느끼고 싶으니까) 아니 편지 자체가 다른 서간에세이들과 차원이 달랐다. 서로 마음을 터놓고 가까워지는 것이 아닌 완벽한 디스전으로 시작되는 서간에세이었기 때문이다. 오해에서 이해로, 이해에서 우정으로. 참 멋지고 아름다운 편지들이었다.
유튜브에 올라온 두 저자의 대화와 라이브 북토크도 보았는데 안절부절(?) 케미가 참 좋았다. :) 한 번 더 아니 몇 번이고 더 두 저자가 편지를 나눴으면 좋겠다. 어떠한 이야기라도 그들이 써 내려간 이야기라면 온 마음을 다해 읽을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이 고백을 작가님에게 하는 건, 편지를 주고받다보니 작가님은 진심으로 인간을 궁금해하고 공감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 P71
우리는 언제나 누군가와의 사이에 있는 폭발물 같은 오해에 시달릴 것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일을 멈추지 못할 것입니다. - P173
무한대만큼 멀거나 제로만큼 가까운 우리 사이를 웃으며 거닐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선생님과의 여행 정말이지 피곤하고 즐거웠습니다. 여전히 선생님을 생각하면 울렁거립니다. 처음보다 더한 울렁거림입니다. 저도 모르게 생긴 애잔함 때문인 것 같습니다. -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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