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로스트 키친 - 어떤 마음은 부서지지 않는다
에린 프렌치 지음, 임슬애 옮김 / 윌북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보다 더 드라마틱한 인생이 여기 있다. 에린 프렌치, 바로 그녀의 이야기이다. 어린 시절을 회고하는 데서 시작되는 이 에세이는 그녀가 셰프로서의 성공담이 아닌 그녀가 겪은 절망과 슬픔 그리고 험난한 고난 속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않고 이겨내는 마음의 힘을 보여준다.



그녀는 셰프이기에 음식과 요리에 대한 설명은 정말이지 최고였다. 감칠맛을 눈으로도 느낄 수 있었달까? 하지만 그녀의 이야기는 더 생동감 있었으며 이게 정말 한 사람의 인생에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었는지 놀랍기도 했다. 어렸을 적부터 시작된 아버지의 정서적 학대, 갑작스럽게 찾아온 임신과 가족들의 멸시, 싱글맘의 혹독한 생활과 폭력으로 얼룩진 결혼생활 그리고 약물중독과 자살 시도까지. 그녀의 삶은 위태로웠다.


하지만 그 삶 속에서도 요리에 대한 그녀의 열망은 그대로 아니, 더 불타올랐다. 그녀의 인생 2막은 요리를 통해 다시 시작될 수 있었다. '두 번째 기회'를 얻고, '길 잃은 사람들을 위한 식당'을 만들어낸 그녀는 <타임>에서 '세상에서 가장 멋진 공간'으로 그녀의 식당 '더 로스트 키친'이 선정되었으며, 그녀의 레시피 노하우가 담긴 요리책을 출간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녀의 인터뷰 내용이 참 인상적이었다. "가장 어두운 심연에 있을 때 빛을 찾기가 어려웠고, 모든 것을 끝내고 싶은 순간이 있었습니다. 이 책은 저편의 빛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쓰였습니다. 저의 이야기가, 적어도 한 사람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내용이었다. 정말 그녀의 말대로 이 책을 진심으로 읽는 사람이라면 희망을 찾을 수 있고, 인생의 두 번째 기회를 마주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그것도 연말에 이 책과 만나게 되어 정말 기뻤다. 많은 에너지를 얻은 기분이다. 부디 '두 번째 기회'를 맞이하는 순간이 오길 바라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낯선 이에게 내 두 손으로 정성을 다해 만든 요리 한 접시를 대접하며 친밀감과 연결감을 느끼고, 처음 한 입을 맛본 그가 혀에 닿은 음식의 맛과 질감을 즐기며 표정으로 반응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일. 그것은 순진하고 커다란 만족감을 주었다. - P66

어떻게 보면 요리하는 나의 움직임은 오랜 시간 다이너에서 일하며 몸에 밴 것이었다. 조리대와 가스레인지 사이를 오가는 느릿한 왈츠는 나의 DNA에 새겨져 있었다. - P187

그냥 밀어붙여, 이 여자야. 나는 나에게 말했다. 온 정신을, 마음을 다 쏟아붓다 보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게 될 거야. 직감으로 알게 될 거야. 내 자신에게 이렇게 다정한 말을 해준 것은, 그러면서 그 말을 진심으로 믿은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 P34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