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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하기 싫어서 다정하게 ㅣ 에세이&
김현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평점 :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의 글로 써 내려가면 신기하게도 더 솔직해지며 감성적이게 된다. 바로 소수자의 사랑을 서정적으로 풀어내는 시인이자 에세이스트 김현의 이야기이다. 이미 여섯 권의 에세이집을 발간했다는 저자의 일곱 번째 에세이 <다정하기 싫어서 다정하게>는 솔직 담백하며 진심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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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다섯 편의 이야기. 직장인으로서 살아가는 저자의 이야기와 시인으로서 살아가는 저자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데, 각기 다른 주제와 감정이지만 나중에 하나의 이야기가 되는 느낌을 받는다.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상황과 감정들인데 그가 표현한 것은 정말 진실하고, 따뜻하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시인이기에 그런 것일까? 아니다. 저자 그 자체로 진실하고 따스한 사람이기에 글에도 묻어나는 게 아닐까 싶다.
성소수자로서 이 사회를 살아가는 이야기 그리고 함께 많은 것을 겪어온 연인 이야기 등 저자의 삶과 가치관을 더 알 수 있었고, 좀 더 이해할 수 있었다.
위트와 유머가 섞여 있었지만 뼈 있는 말이 담긴 에세이 <다정하기 싫어서 다정하게>. 그런데도 소소한 희망이 다가왔다. 다정하기 싫었지만 다정한 저자의 이야기. 시린 겨울엔 저자의 문장이 오래도록 생각날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의 여름 이야기에는 언제나 습기와 열기를 머금은 밤의 공기, 시원한 바람이 한번씩 불어오고, 밤의 고유한 흐름에 맞춰 자전거 페달을 밟고 닿지 못할 곳(마음)을 향해 닿을 듯이 나아가다가 멈춰 서 있다가 다시 돌아온다. - P27
내가 아니라 물건이 나를 잃어버리기도 한다. 잃어버린 물건은 대체로 당신에 의해 발견된다. - P104
요새는 시 청탁도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1인 문예지를 만들어볼까 생각합니다. 실행하진 않을 겁니다. 괴로울 걸 알고, 흥미로울 걸 알고 뭣보다 제가 시만 쓰는 게 아니라서 그렇습니다. -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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