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칸카 근교 마을의 야회 을유세계문학전집 116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 지음, 이경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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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찰관>에 이어 읽게 된 니콜라이 고골의 소설 모음집 <디칸카 근교 마을의 야회>. 그동안 알지 못했던 고골의 작품을 한국어로 읽을 수 있어 정말 좋았다. 최고의 문인들과 벨린스키 같은 비평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았으며 대중들의 인기까지 누렸다는 고골의 초기 걸작들. 역시 대단했다.



염세주의적 관점과 낭만주의적 환상이 절묘하게 섞였다는 이 소설집을 읽으며 그동안 알고 있었던 고골만의 문학과는 조금 다른 면이 느껴졌지만, 이전에 읽었던 그의 작품들을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지루하지 않게 다향한 형식의 소설이 많았으며, 언제나 빠짐없는 사회적 풍자도 넌지시 담겨 있었다.


또한 <디칸카 근교 마을의 야회> 말고도, <이반 이바노비치와 이반 니키포로비치가 싸운 이야기>, <마차>, <로마> 등 현실적이면서도 고골이 살았던 시대부터 지금까지도 신선하게 다가오는 우크라이나의 설화 등이 절묘하게 섞여 있어 조금은 어둡고 기괴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욕망 앞에서 무너져버리는 인간들 그리고 그것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싶었던 고골. 더 많은 재미와 풍자가 담긴 매력적인 고골만의 문학이 출판되길 소망해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낭랑한 노랫소리가 마을 길을 따라 강처럼 흘러갔다. 낮의 노동과 수고로 지친 청년들과 아가씨들이 밝은 저녁 빛을 받으며 떠들썩하게 모여들었다. 언제나 우수와 분리되지 않는 소리로 자신들의 즐거움을 흘려보내기 위해서. - P90

하지만 그가 이렇게 하고 싶어 한 것은 악의 때문이 아니었다. 아니다, 그 자신이 무엇 때문인지도 몰랐다. 그 앞에 카르파 티아산맥과, 모자처럼 잿빛 먹구름으로 정수리를 덮은 높은 크리반산이 가까이 보이자 그는 온몸을 떨었다. 그러나 말은 계속 달리고, 이미 산을 따라 달리고 있었다. - P297

마침내 운명이 그에게 자비를 베풀었다. 어느 날 은행 직원이 그에게 편지를 전해 주었다. 그것은 삼촌에게서 온 편지로, 노공작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고,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되어 있으며 젊은 공작이 개인적으로 입회해야만 처분할 수 있는 재산이 있는데 그것을 처분하기 위해 돌아오라는 전갈이었다. - P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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