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들은 왜 산으로 갔을까 - 노르웨이 코미디언의 반강제 등산 도전기
아레 칼뵈 지음, 손화수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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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을 즐겨하는 나에겐 너무나 유쾌했던 책 <내 친구들은 왜 산으로 갔을까>. 노르웨이 코미디언 아레 칼뵈는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너무나 사랑할 자연경관에 둘러싸인 시골 마을에서 자랐지만, 등산을 즐긴 적이 없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그의 친구들이 하이킹을 시작하게 되고 그는 그대로 산에게 자신의 친구들을 뺏겨버린다. 대체 어떤 매력이 있길래 친구들은 그에게 등을(?) 돌린 것일까. 그는 그 매력을 알아내기 위해 그들과 함께 산에 빠져보기로 했다.



'등산가들의 허풍과 거짓말을 파헤치는 보격 등산 풍자 에세이'란 말이 딱 어울리는 책이었다. 저자는 자연에서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자연인들의 대답이 성에 차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이 직접 가보기로 했고, 친구인 '기록 담당자'가 함께했다. 책이 시작되기 전 여러 사진들을 볼 수가 있었는데, 등산을 좋아하는 난 그 사진에 푹 빠질 수밖에 없었다. 책을 읽어가며 저자의 속마음이 왠지 지난날의 나를 보는 것만 같았다. 정상까지 10분이라면서, 30분째 정상은 보이지 않고, 날씨가 좋지 않은데 곧 좋아질 거라는 믿고 싶지 않은 거짓말에 속은 게 몇 번인지. 저자는 자연과 자연인들에 대한 끔찍한(?) 진실을 마주했음에도 두 번째 자연 여행을 나선다.


순전히 등산과 여행을 기록하는 책이었다면 이 책은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을 것이다. 저자는 자연인들을 아주 신랄하게 풍자하면서도 그들을 이해하려고 했다. 그 과정이 정말 유쾌하면서도 진지했다. 또한 자연을 대하는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통해 인문학적인 물음과 자신의 경험을 담은 답을 제시하기도 했다.


비슷한 거 같으면서도 정 반대인 사람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과 자연을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책 <내 친구들은 왜 산으로 갔을까>. 산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노르웨이 자연은 항상 사람들로 바글거린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이 하나 있다. 우리가 이 숲속에 들어와 만난 사람이라곤 딱 한사람, 그녀뿐이었다. 아니, 살아 있는 존재를 모두 합쳐도 그녀가 처음이었다. - P124

그날 밤 딱딱한 나무 침대에 누워 있으려니, 이 여정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다음 날의 산행을 기대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 P257

우리는 다음 날 일정을 더 쉬운 쪽으로 변경했다는 점에 대단히 만족하며 이를 축하하기 위해 와인을 주문했다. 장비 담당자는 부상 지도를 수정했다. 전날보다 더 많은 표식을 얻은 사람은 걱정담당자뿐이었다. - P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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