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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로드
조너선 프랜즌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11월
평점 :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든 작가 조너선 프랜즌. 그의 6년 만의 신작인 <크로스로드>는 1970년대 미국인의 삶을 특히나 가족의 삶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미국 중서부를 배경으로 힐더브랜트 가족은 겉으로 보기엔 아주 화목하고 평범해 보이지만, 각자 자신만의 자유를 추구하며 삶이 점점 꼬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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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목사로 일하며 이혼녀와 결혼한 주인공 러스 힐데브란트. 그는 아내 매리언에게 권태를 느끼고 있었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여인 프랜시스 코트렐. 한편, 매리언은 부목사인 남편과 네 아이의 엄마로서 살아가고 있으나 과거에 겪은 일로 인해 상담을 받으러 다닌다. 그들의 딸 베키는 고등학교에서 인기가 가장 많으며 사립대학에 진학할 목표를 갖고 있는데, 여자친구가 있는 남자에게 마음을 품게 되고, 아들 페리는 누나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있으며 약물중독 위험에 쳐해있다.
이외에도 <크로스로드>엔 기상천외(?)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1부 대림절과 2부 부활절로 나뉜 이 벽돌책을 읽다 보면 이 모든 캐릭터가 결국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사람들로 인식하여 이해 아닌 이해를 만들어냈다. 또한 이 가족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온갖 사회적 문제들이 존재하고, 사람마다 내면에 숨겨진 많은 감정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상처는 또 다른 상처를 만들어내고,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만들지만, 또 다른 희망을 만들어내는 게 결국은 가족이 아닐까 싶었다. 두꺼운 책이지만 어떻게 보면 한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그저 한 부분이었던 책 <크로스로드>. 조너선 프랜즌이 그린 또 다른 이야기가 무척 기다려진다. 부디 오래 걸리진 않길.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행동할 시간이 왔다. 뭉툭하고 붉은 상처가 동쪽 지평선의 구름 아래에서 벌어졌다가 아물었다. 그 밑으로, 클렘의 창문에서는 베인 옥수수 줄기가 늘어선 들판이 멀리 보였다. - P146
베키는 취기에서 구원받은 것 같은 기분, 다시 평화로워진 기분도 느꼈다. 잠깐이지만, 그녀는 신의 빛을 언뜻 보았다. 그녀의 기도에 응답이 있었다. - P406
베키는 상관없다는 표정으로 시선을 돌렸다. 클렘이 부탁한 것은 그녀와 함께할 기회뿐이었고, 베키는 그에게 그 기회를 주고 있었다. - P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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