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내가 마음에 들었지만, 자주 내가 싫었다
김우석 지음 / 필름(Feelm)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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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내가 마음에 들었지만 자주 내가 싫었던 날들. 누구에게나 이러한 날들이 있을 것이다. 마음에 담아두며 쌓이고 쌓인 미운 감정은 결국 나 자신을 믿어주지 못해 생긴 것이었다. <가끔 내가 마음에 들었지만, 자주 내가 싫었다>의 저자는 이러한 감정을 담담히 담아냈다. 긴 방황 속에서 흔들리고 부딪히며 온전하지 못하고 불안했던 마음의 문장을. 저자는 말한다. 이 온전치 못한 시간을 모른 척하지 않고 받아들인다면, 반드시 내가 나로서 깊어지는 순간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과연 나는 받아들일 수 있을까?



최선을 다해 걸었지만, 도착지는 여전히 멀게만 느껴질 때. 길을 잃은 것은 아닌지 잘못 선택한 갈림길에 불안한 마음이 들지 않는지 등 이러한 막막함과 두려움은 오늘과 다가오는 미래를 망친다. 저자는 이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고 집중하며 순간의 소중함을 기록했는데, 책을 읽으며 그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지곤 했다. 사실 난 과정에서의 흔들림 또는 결과에 대한 후회를 느끼곤 하지만 생각보다 빨리 잊고 넘어간다. 아마도 애써 모른 척 나의 감정을 헤아리지 않고 빨리 넘어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가장 두려운 것은, 신경 쓰고 또 신경 쓴 무언가에 대한 끝과 그 끝에서 오는 큰 공허함이다. 저자와는 조금 다른 개념의 불안정한 시간과 순간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저자는 그 시간을 잘 받아들였고, 난 그렇지 못했다는 게 차이일 것이다.


주변 사람을 위해 선의를 베풀고 정성을 들이면서 정작 나에게는 마음을 쓰는 게 나를 도태되게 만든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왜 나 자신에게 마음을 쏟는 일은 어려운 것일까. 이 책을 읽으며 조금씩 나를 받아들이는 감정에 익숙해져 보려고 했다. 그 공허함의 순간까지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사랑할 준비가 되었다는 사람은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저자의 마음이 담긴 이 문장을 꼭 기억해야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새와 사람이 사는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새의 날갯짓은 가벼웠고 내 발걸음은 무거웠다. - P39

장맛비가 스스로 멈추는 법을 알았다면 우리는 사랑에 덜 상처받았을 것이다. - P97

질문은 늘 나를 향해 있는데, 나는 내가 아닌 타인을 통해 답을 찾으려고 했다.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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