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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부의 환상의 길, 파키스탄 히말라야
거칠부 지음 / 책구름 / 2021년 7월
평점 :
여기 서른아홉에 17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뒤 자신이 하고픈 것을 찾아 산으로 떠난 여성이 있다. 그녀는 운명처럼 히말라야를 만났고, 필명 '거칠부'처럼 지난 6년간 6000킬로미터가 넘는 히말라야를 누볐다. <거칠부의 환상의 길, 파키스탄 히말라야>는 그녀가 2년에 걸쳐 약 100일 동안 파키스탄 히말라야에 머문 이야기이다. 고요한 정적과 지친 발걸음 그리고 거친 숨소리가 느껴지는 것만 같은 이 책엔 야생적이고도 아름다운 여정이 담겨있다.

우선 이 책을 통해 파키스탄 히말라야에 관한 정보를 상세히 알 수 있었다. 저자는 네팔, 인도, 부탄 등 히말라야 전문 트레커이자 전문 작가이기에 그 어떤 히말라야 트레킹 책보다 믿고 읽을 수 있었다. 나라에 관한 정보, 트레킹 용품 목록과 트레킹 코스 그리고 저자가 100일간 트레킹한 전체 일정이 쉽고 자세히 나와 있어 이야기에 재미가 더해졌다. 직접 눈 앞에서 보는 듯한 사진들도 가득 담겨있어 눈이 즐겁고 마음까지 탁 트이는 기분이란.
100일간 그녀와 함께 호흡하며 감상하고 생각에 잠기며 트레킹하는 기분이 들었다. 함께했던 스태프들과 포터들을 대하는 저자의 마음에 인간미가 느껴졌고, 걷는 건 오로지 나 자신을 의지하는 거지만, 정상에 오르는 건 혼자서가 아닌 결국 함께여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읽고 나니 후덥지근하고 답답했던 현실에서 벗어나 촉촉하고 시원하게 힐링한 것만 같았다. 오늘도 여행을 꿈꾸며, 특히 히말라야로 트레킹을 도전해볼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하는 책 <거칠부의 환상의 길, 파키스탄 히말라야>. 히말라야에 관련한 저자의 또 다른 2권의 책을 읽어보려 한다. 열정과 도전, 깊은 사색과 아름다운 절경을 느끼기 위해.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처음에는 엄두가 안 나지만 일단 아름다움에 빠져들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곳. 아직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세계. 걷는 자라면, 가슴 속에 히말라야를 품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꿈꾸는 곳. 환상의 길, 파키스탄 히말라야. - P45
메모리얼 벽에는 사연 가득한 추모비로 빼곡했다. 우리말이 적힌 추모비에 저절로 눈길이 머물렀다. 그때마다 검게 탄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보이는 듯했다. 눈이 빨개지고 코끝이 찡해져서 괜히 먼 산을 바라보았다. 산이 데려간 사람들, 피 끓는 청춘을 바쳤던 곳. 그토록 원하던 산을 바라볼 수 있으니 행복할까. 그들을 위해 묵념을 했다 - P193
사람 마음이라는 게 그렇다. 누군가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 이해보다 오해가 앞선다. 조금씩 친해지면서 마음의 문이 열려야 비로소 이해할 마음이 생긴다. 거리를 유지하되 천천히 그와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다면 어땠을까. - P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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