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걸 시집 : 캐피털 웨이 - 현대어로 쉽게 풀어 쓴 근대 여성 문학 모던걸
강경애 외 지음 / 텍스트칼로리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00년 전, 고단한 현실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글에 담은 여성 작가들이 있었다. 그것도 대한민국에서. 당시 우리 문단은 여성 작가의 글을 정식 문학으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가부장제 속에서 자유와 권리의 목소리를 키웠던 여성 작가들. 그녀들의 외침이 <모던걸 시집 : 캐피털 웨이>에 담겨있다.



소설가 박서련은 이 시집에 대해 "<모던걸>의 저자들은 오늘의 우리가 이 글을 읽을 것을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 모든 글은 필연 미래를 향해 쓰이고, 모든 독자는 과거의 작가와 만나기 때문에."라고 했다. 정말 정확한 표현이었다. 사실 국내 시를 잘 읽었던 편이 아니기에 신선하면서도 여성 작가들의 당당한 외침 속 특유의 감수성이 느껴져 놀라웠다. 지금 느끼는 감정을 100년 전에도 느낄 수 있었다니. 그때나 지금이나 아직은 바뀌지않은 사회의 문제점에 씁쓸하면서도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물론 현대어로, 현대의 시선으로 큐레이션 하였기에 쉽게 풀어져 있어 읽기가 편했다. (책 뒤편에는 원문이 담겨있다) 그녀들도 한 여성으로서 소녀였고, 숙녀였고, 누군가의 가족이자 친구 무엇보다도 소중한 존재였다. 그렇기에 심오한 주제보다 첫사랑', '엄마', '좋아하는 것', '친숙한 풍경' 그리고 '따스한 정' 등 지금의 여성들 또 독자들이 쉽게 느낄 수 있는 주제가 담겨있었다.


지금과 다르게 표현하기 어려웠던 시대의 여성들이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을 담아 감정을 담아 쓴 시이기에 독자들에게 소개된 게 참 뜻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많은 억압에서도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투쟁했던 그녀들은 결국 지금의 우리와 다름없었다. 더 많은 그녀들의 숨겨진 작품이 소개되길 바란다. 그녀들도 그것을 바랄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뜻대로 된다 하면 훌훌 날아 보리라
그가 웃고 일하는 다행한 화롯가에
파랑새 한 마리 되어 이 추위 전하리라 - P31

곱게 물든 단풍 한 잎 따들고
이슬에 젖은 치맛자락 휩싸 쥐며 돌아서니
머언 데 기차 소리가 맑다 - P96

바람결에 하늘하늘 창문을 스칠 때
고이 잠들었던 내 마음은
깃을 떨고 일어났습니다 - P14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