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 헬스클럽 - 나는 운동한다 고로 존재한다
현상필 지음 / 을유문화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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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레슬링 연습장과 체육관에서 운동했던 소크라테스. 그리스 제전에서 두 차례 우승한 1급 레슬러, 플라톤. 영혼의 평정을 위해 극한의 육체 단련을 했던 디오게네스. 솔직히 두 눈으로 읽으면서 믿기가 어려웠다. 그리스인들의 운동은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는 걸 알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소크라테스, 그 플라톤, 그 디오게네스가?' 너무나 놀라운 순간이었다. 철학적으로만 대단한 줄 알았는데 운동까지 잘한다니. 부러움을 한껏 보이며 찬찬히 읽어나갔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영혼-육체의 조화를 진지하게 모색했다고 한다. 또한 흥미롭게도 대다수 그리스인은 철학자들과 달리 영혼과 육체를 하나로 보았다는 것이다. 그동안 내가 읽었던 그리스 신화는 무엇이었던 것일까. 묵혀놨던 지식을 새롭게 업그레이드하는 기분이었다. 그리스인에게 운동 경기는 신에게 바치는 신성한 선물이고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고 경쟁이 치열할수록 신의 기쁨이 커진다고 믿었다. 전쟁이 잦았던 고대 국가 중 특히 그리스의 중무장 보병은 다른 나라의 병사들보다 훨씬 더 몸을 잘 썼고, 두려움과 무서움을 통제했다고 한다. 수많은 군사 훈련과 체력 단련의 증거였을 것이다. <소크라테스 헬스클럽>, 이 책의 중간중간 보이는 그림과 조각상을 보면 근육을 아주 섬세하고 역동적으로 표현하였는데, 이제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고대에도 헬스클럽이 존재하였는데, 바로 '김나시온'이었다. 소크라테스는 이곳을 찾아다니며 레슬링도 했고 청년들과 토론도 했다고 한다.


플라톤은 질병을 치료하는 데 있어 가장 최선의 방법은 체력 단련이라 말했다. 내 몸과 마음을 즉, 육체와 영혼의 중심을 잘 지켜 애초에 질병을 일으키지 않게 만들어야 하거나 질병에 걸리더라도 마음에 따라 건강이 좌우된다는 뜻이었다. 운동을 즐기며 그 자체를 철학적으로 만들어버리는 그들이 참 멋져 보였다. 몸을 많이 움직일수록 머리를 써줘야 하고, 또 머리를 많이 써줄수록 몸을 많이 움직여줘야 한다는데, 고대 그리스인은 일상생활이나 다름없었다. 운동하기 싫다는 마음이 들 때마다 꼭 들여다볼 말도 적어놓았다. 바로 소크라테스의 말이다.


"자기 몸을 돌보는 임무를 등한히 하여, 자신이 신체적으로 가장 아름답고 가장 강하게 되는 것을 보기도 전에 늙는다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네. 자신을 등한히 한 자는 이런 것들을 볼 수 없을 걸세."


어서 운동을 시작해야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영웅의 괴물 퇴치가 우리 안의 어둠을 죽인다는 것을 의미하듯, 누군가에게 체육관에 간다는 건 권태와 무기력을 물리치는 것을 뜻한다. - P83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를 설명하는 건 본질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발자취가 인생의 행보를 의미하듯, 달리기는 삶의 은유다. 하루하루 내가 달린 거리의 총합은 나라는 존재를 증명한다. - P208

오래 앉아 있는 생활로 인해 많은 질환이 생기듯, 안락함이 길어지면 우리 안의 본성도 위축된다. 우리는 꾸준한 운동을 통해 삶의 지평을 넓혀 나갈 수 있다. - P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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