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나를 위한 애도 수업 - 프로이트가 조언하는 후회와 자책에서 벗어나는 법
강은호 지음 / 생각정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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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아파하되 자책하지 말 것', '오직 나를 위해 울 것', '비로소 자유로울 것' 강은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심리 상담 담당 교수가 전하는 말이다.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상황에 놓이는 만큼 수많은 감정과 마주한다. 우리에게 좋기만 한 감정들만 있으면 좋으련만, 우리를 괴롭히고 아프게 하는 감정들이 우리를 파고든다. 슬픔과 아픔, 고통과 상실 앞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과연 있을까. 이 책을 읽은 후로 그 어느 때보다 감정 컨트롤이 더 쉬워졌다.



강은호 전문의가 강조하는 '애도'는 누군가를 떠나보낸 사람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느끼는 슬픔과 상실을 향한 '애도'이다. 앞서 말한 3가지에 '충분히 분노하고 온전히 슬퍼할 것'까지 더한다면 이것이야말로 나를 위한 온전한 애도 방법이라고 한다. 과연 나는 충분히 분노했고, 온전히 슬퍼했을까. 돌이켜보면 난 무너지기 싫기에 꾹 참으며 무미건조하게 넘겼던 적이 더 많았다. 그게 습관이 되니 어느 정도 괜찮았지만 쌓인 것이 언젠가 무너지듯 무미건조 속의 차갑고 까칠한 감정은 나를 공허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그것 또한 넘기며 꾸역꾸역 감정을 컨트롤했던 것 같다. 무너지면 안 되니까.


나는 확실하게 작별을 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충분히 아파하다 깨끗하게 잊고 자유로워질 순간을 나는 외면했던 것이나 다름 없었다. 책을 읽고 요 며칠간 최근 나를 괴롭혔던 감정들을 차분히 돌이켜봤다. 씁쓸한 아픔이 밀려왔지만 그만두지 않고 끝까지 나를 위한 애도를 시작했다. 고통스럽기도 더 공허하기도 했지만 그대로 놔두었다. 그것 또한 감정이기에. 끝을 향했을 땐 오히려 홀가분 한 기분이 들었었다. 나를 집어삼켰던 공허함에서도 빠져나올 수 있었다. 한 번에 바뀔 수는 없겠지만 점차 좋아지고 있는 게 느껴진다. 이것 또한 반복을 해야 비로소 내 것이 되기에. 무엇보다 작은 변화가 생겼으니 너무나 기쁘다. 나를 위해 '애도'의 순간을 더 마주해야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소중한 ‘나‘가 자아 이상에 압살당하지 않도록, 우리는 자아 이상과 현실의 ‘나‘ 사이의 간극을 냉철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 P47

애도 과정이 진행된다는 것은 내 삶이 바뀐다는 말이고, 이는 내 내면의 갈등을 처리하는 방어기제들의 양상이 바뀐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 P145

잃어버린 시간과 사람들은 과거의 편린들이 아니다. 그것들과 함께하지 않았더라면 현재의 나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기에, 너무나 소중하다. 상실이 우리를 통과할 때 부서지거나 무너지지 않기 위해 우리는 마음껏 울고 슬퍼할 필요가 있다. -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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