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거절을 거절하는 방식 - 2021 한경신춘문예 당선작
허남훈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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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과연 거절을 하는 사람일까 거절을 당하는 사람일까.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지금 이 소설의 주인공들인 수영과 용수의 나이와 같은 난 어쩌면 거절을 더 많이 당하는 사람에 속할지도 모른다.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청년들의 모습이 담긴 <우리가 거절을 거절하는 방식>은 많은 생각이 들게 해주는 (시대의 씁쓸함이 담긴) 담백한 소설이다.



더 높은 곳을 향해 달려가고 싶은 수영은 본인이 다니고 있던 신문사에서 나와 새로 창간하는 스포츠 신문사에 원서를 넣고 합격을 한다.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일해보려 했지만, 이전과는 다른 기사를 써야 하는 현실의 벽에 부딪히게 되고, 국제공인재무설계사 시험을 보기 위해 보험설계사로 전향하지만, 이 또한 만만치 않았다. 퇴사와 이직을 반복하는 그의 삶에서 지금 20-30대의 상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제대 이후 매해 공무원 시험을 보고 있지만, 낙방만 하고 있던 용수는 구인광고를 보며 단순 작업 일을 구하였다. 이 또한 잘 살아보고픈 마음에 발버둥 치지만 세상에 치이는 청춘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 세상을 살아가며 계획대로 되는 일이란 그렇게 많지 않다. 선택의 기로 앞에 또는 기회가 주어지면 그걸 선택하는 사람은 결국 '나'이기에 인생에 있어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선택을 했으면 그 선택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도 결국은 '나 자신'이다. 수영과 용수는 본인들의 선택과 기회를 묵묵히 받아들이고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자신에게도 사회에서도 수많은 거절을 당하면서도 그 거절 또한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살아가며 거절했다. 각자의 삶을 책임졌어야 했고, 그 작은 거절에 넘어져서는 안 됐으니까. <우리가 거절을 거절하는 방식>은 삶에 지친 (특히 청춘들) 사람들을 위로해주는 힘이 있다. 아주 잔잔하게. 결국 살아가고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끝맺음은 지금도 하루를 버티고 있을 청춘들에게 힘이 되어줄 거라 생각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어떤가요? 행복한가요?‘ 이렇게 많은 노력 끝에 꿈을 이룬 지금 그녀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사실 이 질문은 그즈음 나 자신에게 반복해서 던지고 있는 질문이기도 했다. - P189

사람들은 사방에 있었지만 매일 저녁이면 홀로 남겨진 술래가 된 기분이었다. - P265

우리는 서로를 쳐다봤다. 셋 다 입가에 알듯 모를 듯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나는 처음으로 우리가 좀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P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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