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문지 스펙트럼
토마스 베른하르트 지음, 김현성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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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소설을 읽는 것"

다들 중요하다고, 읽어야 한다고 하는데. 왜 중요하고 왜 읽어야 할까?

옛날 사람도 현재의 우리처럼 많이 고민하며 살아갔다.

인간은 왜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닥친 절망 앞에서 죽음을 택할지 살아갈지.

옛날 사람 역시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 섰고, 우리는 여전히 그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고민하며 살아간다


그중에서도 고전이 중요하다고, 살아가며 한 번쯤 읽어봐야 하는 이유.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그들이 고민했던 문제는 여전히 우리도 하는 고민이며,

그들이 생각 끝에 낸 나름의 결론을 참고할 수 있으며, 그것이 하나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것.

삶에 대한 고민에 어떻게 정답이 있을까.

그러나 적어도 이런 식으로 생각할 수 있구나.

이렇게 살아가는 방식도 있구나, 배울 수 있는 것이다.

또, 생각지 않았던 문제들에 대해 고민해볼 기회를 던져주기도 한다.


문학과 지성사에서 유명하지 않지만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고전 문학·사상서를 책으로 묶어 출간했다.

'문지 스펙트럼' 두 번째 시리즈가 그것이다.

오늘 내가 읽어볼 책은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모자>다.

토마스 베른하르트는 오스트리아 작가로, 독일어권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그는 질병, 혼란, 고독, 파멸, 죽음, 정신착란 등 어둡고 우울한, 인간의 어두운 면을 가감 없이 비춘 주제를 다룬다.


문지 스펙트럼으로 묶여 나온 <모자>에는 총 10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목차는 참고를 위해 아래 적어두겠다.

두 명의 교사/모자/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야우레크/프랑스 대사관 문정관/

인스부르크 상인 아들의 범죄/목수/슈틸프스의 미들랜드/비옷/오르틀러에서―고마고이에서 온 소식

그중 몇 편을 꼽아 소개해볼까 한다.


불면증을 겪는 새로 온 교사와 오랜 시간 학교에 다닌 교사의 대화를 통해 진행되는 소설 <두 명의 교사>

- 5장이 채 되지 않는 짧은 분량의 소설이지만, 불면증을 겪던 교사가 죽인 동물이 무엇이었는지, 그는 어떻게 미쳐갔는지 호기심을 자극했다.


과거 산림학자였지 정신착란과 두통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형의 집에 머무는 주인공.

어느 날 주운 모자의 주인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찾을 수 없어 괴로워하는 그의 이야기가 담긴 표제작, <모자>

- 삶의 희망이라곤 한 줌도 남지 않은 인간. 주운 모자 하나에 어쩔 줄 모르는 화자를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다.


논문을 쓰던 화자는 하던 일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극장으로 간다. 근처를 배회하던 그는 시간을 묻는 중년 남자와 함께 걷게 된다.

이윽고 그는 중년 남자가 여자 구두를 신고 있는 것을 눈치챈다.

기묘한 동행, 중년은 묻는다. 저 극장에서 상영하는 연극이 희극이오, 비극이오? <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

-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는 왜 여성의 복식을 하고 걷던 걸까?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소설이었다.


■ 독서 후 한 마디

단편집을 읽는 동안 인간의 어두운 면에 몰두하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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