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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 - 세계 문명을 단숨에 독파하는 역사 이야기 ㅣ 30개 도시로 읽는 시리즈
조 지무쇼 엮음, 최미숙 옮김, 진노 마사후미 감수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7월
평점 :
"가볍게 펼쳐 언제든 시작하는 세계사 공부!"
<알쓸신잡>, <선을 넘는 녀석들>처럼 배울 것이 많은(?)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생기는 바람이 있다.
어디를 가도 툭툭 나오는 지식이 나에게도 있었으면, 하는 그런 바람이다.
나는 스스로 각종 역사 상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결핍이 좀 있는 편이다.
그렇다고 공부를 안 한 것도 아닌데, 분명 배웠는데 기억 속에 남은 게 없다.
그러다 다산북스에서 『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가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요즘 가볍게 상식을 쌓을 수 있는 책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나처럼 집중력이 짧고, 상식이 조금(?) 모자란 사람에게 정말 좋은 흐름이다)
마침 『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 서평단이 되어 읽어볼 수 있었다.
이 책은 바빌론부터 아테네, 로마, 모스크바, 베네치아, 뉴욕, 빈, 시드니 등 세계의 유명한 도시들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호주에서 1년 정도 살다가 돌아왔는데, 그래서인지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도시가 시드니였다.
도시별로 나뉘어 있다 보니, 첫 페이지부터 읽지 않고 관심 가는 도시 페이지를 먼저 읽어도 책 읽는 흐름에 문제가 없었다.
시드니에만 1년을 살았으니, 그래도 도시의 역사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상태였는데, 일본의 공습을 계기로 호주가 영국으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하게 된 것은 몰랐다. 9페이지밖에 안되는 아주 짧은 글이지만, 그 안에 알아두면 좋을 내용이 알차게 들어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컬러풀한 사진까지 더해져 나름 입체적으로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단편적으로 시드니의 경우만 들었지만, 내가 직접 가보았던 나라들의 역사를 읽어보며 다시 여행을 되새김질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만약 조금 더 일찍 이 책이 나왔다면 여행을 좀 더 알차게 했을텐데, 하는 철없는 생각도 잠시 해봤다.
세계사는 정말 방대하다 보니 공부하기가 꺼려질 수 있는데, 『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는 흥미를 느낄 정도로만 건드리기 때문에 부담스럽지도 않다. 글의 길이가 짤막하다고 해서 담고 있는 내용도 가볍고 영양가 없지 않다는 점 또한 이 책의 좋은 점이다.
다만, 책 내용에 편향된 시선으로 쓰인 부분이 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일본의 기획·편집 집단이 썼다. 일본인이 쓴 역사는 잘못됐다! 고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시드니의 독립 역사를 다루면서 굳이 욱일기가 그려진 포스터를 사용하는 것이나, 교토의 발전 배경에 중국만 포함되어 있고 한국의 이야기는 쏙 빠진 점 등…. 저자가 일본인인 것을 안 내가 편견을 가진 채로 처음부터 불편하게 읽어서인지, 읽는 동안 거슬리는 부분이 조금씩 있었다.
어떤 책이든 같겠지만, 좀 더 객관적인 시선을 가지고 『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를 읽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