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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일회 一期一會
법정(法頂) 지음 / 문학의숲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언젠가 세상에 없을 우리 모두에게 전하는
이제는 세상에 계시지 않은 법정 스님의 영혼을 흔들어 깨우는 메세지,
일기일회(一期一會)입니다.
조금은 독특하게 (아마 가장 최근의 내용이 가장 동감하기 쉬울꺼라는 생각에 이리 편집된게 아닐까 싶은 생각을 했는데..) 2009년 4월 19일 봄 정기법회 법문을 처음으로 2003년 5월 8일 부처님 오신날 법문까지 모두 43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1권에 싣지 못한 부분과 2003년 이후의 법문들은 법문집2편인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이란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 )
대중과 학인을 상대로 옮긴 법문이라지만,
종교적인 내용보다는 - 법문이기에 종교적인 내용이 없지는 않습니다만 -
미래의 목표가 아니라 현재의 선택으로 만들어진 행복, 행복한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이 세상에 없을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기에,
그 시간을 무가치한 것, 헛된 것, 무의미한 것에 쓰는 것이 남아 있는 시간들에 대한 모독이므로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것을 위해 써야겠다고 순간순간 마음을 먹으셨고, 그러기에 성격에 맞지는 않지만
추상적이고 의례적인 대중법회를 통해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서로 주고받는 좋은 법회는 항상 그리워하셨다지만)
시주의 은혜에 의존해 살아가는 승려로서 세상에 조금의 역할을 하고자 하셨다는 스님의 말씀이 불교와는 인연이 없는 저로써는 책으로나마 접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행복에 이르는 길,
올바른 삶을 살아가는 자신이 되기 위해 과연 우리가 부단이 노력하고 유지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어떠한 삶이 행복한 삶인지, 올바른 삶인지에 대해 스님은
불행과 행복을 피하지 말고 삶, 그 자체가 되어 살아가라고 하십니다.
모든 순간은 생애 단 한번이며, 모든 만남도 생애 단 한번의 인연이기에,
마음을 찾기보다는 내가 내 마음을 제대로 쓸 줄 알수 있는데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그러다보면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 되고,
그런 관계 속에서 싹튼 진정한 만남으로 우리들의 정신세계가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다고 합니다.
행복과 더불어 마음에 오래 남던 말씀은 '종교생활'과 관련된 부분이었습니다.
사리분별을 정확히 하기도 전부터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저로써는 부끄럽게도 가끔, 그리고 자주 제 멋대로의 탕자같은 신앙습관이 있습니다.
그런 제게 [ 신앙생활 하는 사람은 눈을 밖으로 팔지 말라고 했습니다.
자기발 뿌리를 늘 살펴야 합니다.
남이 못했든 잘했든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은 올바른 삶이 아닙니다.
자기 자신이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
과연 이 대지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맑고 향기롭게 살고 있는가,
그것을 점검해야 합니다. ]라고 하신 스님의 말씀은 정말 신앙인으로써 다시 한번 부끄럽고 나약한 정신을 채찍질하는 귀한 동기가 되었습니다. 스님께서 말씀하신 것 처럼 우리에게 의지처가 있다는 것. 귀의처가 있다는 것은 정말 크나큰 축복입니다. 그것이 하나님이 될 수도 있고, 부처님이 될수도 있고, 혹은 다른 그 무엇일수도 있겠지만 어찌되었건, 의지할 대상이 없는 삶은 중심을 잃고 끝없이 헤맬 수 밖에 없는것 같습니다.
사실, 지금은 스님께서 입적하셨지만, 이미 오랫동안 여러 병치례를 하시면서
사석에서 평소 가까이 지내는 이에게 자신이 죽으면 절대로 거창한 다비식이나 화장 의식을 거행하지 말고
입고 있던 승복 그대로 입혀서, 본인이 즐겨 눕던 작은 대나무 침상에 뉘여 그대로 화장해 달라고 당부하셨다는 말씀에
갈고 닦지 않으면 더러워지는 본래의 밝음을 드러내기 위해 정진해야 한다는 무소유의 삶에 다시 한번 감동을 받았습니다.
평소에는 조용한 시간에 조용한 장소에서 책읽기를 좋아하는데,
이 책은 타국에서 오신 귀한 손님을 맞으러 일상을 벗어나 오랜 시간 버스를 타고 손님을 뵈러 가며 읽게 되었습니다.
보통때 같으면 혼잡한 거리와 버스안에서 이리저리 치이거나 사람들에게 부딪힘이 짜증스러워졌을텐데
희한하게도 이번에는 그냥 그려려니..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오히려 책을 손에 들고 있는 내내 제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워지기도 했구요. (좋은 책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써 아무렇게나 행동하면 안된다는 속물적인 생각이었겠지만) 생각과 말과 행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씀하시던 스님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살아 있는 모든 존재는 행복을 추구한다고 합니다.
당장 저만 하더라도 불행하게 살기를 꿈꿔본적이 없습니다.
행복하게 사는 비결을 찾아 헤매기에, 이런 저런 책도 읽고, 명상도 하고,
행복을 위해서 여러가지 많은 방법과 비법들을 찾아 행동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만 잘 사는 방법은 절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두루두루 어우러지며 공존할때에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다고들 하지요.
무엇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불행하게 만드는 가를 알기 위해 떠난 정신과 의사가 세상을 떠돌며 얻은 행복의 비결이
아래와 같다고 합니다.
첫째,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는 것입니다.
어떤 개인이라도 그는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독립된 존재입니다.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절대적인 존재입니다.
둘째, 행복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누가 무슨 소리를 하든,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은 좋은 일입니다.
셋째, 행복은 집과 채소밭을 갖는 것입니다.
늘 보살펴야 하니까 부지런해지고,
자연에 대한 고마움과 돈으로 따질 수 없는 살아 있는 것들에 대한 신비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는 닳아져 가는 우리 마음으로 소생시키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넷째, 행복은 내가 다른 사람에게 쓸모 있는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사람이기 때문에 관계 속에서 한몫을 하는 것입니다.
다섯째, 행복은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에 달려 있습니다.
여섯째, 행복은 다른 사람의 행복에 관심을 갖는 것입니다.
서로 나눌 때 행복은 몇 배로 깊어지고 넓어집니다.
그런 그가 노상에서 강도를 만나 죽을 위기에 처해 있었는데,
강도가 의사의 몸을 수색하다 주머니에서 행복의 비결을 적은 쪽지를 보고 풀어줬다고 합니다.
거기에 무엇이라 씌여 있었기에 의사는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까요?
바로 [행복은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이라고 합니다.
흔히 죽을뻔한 고비에서 살게 된 사람들이 전과는 다른 긍정적이고 행복한 평안의 생을 살아가는 걸 많이 접하곤 합니다.
미래의 목표가 아닌 현재의 선택, 행복.
지금 이 순간 행복하기로 선택하면 모든 사람들은 얼마든지 행복해 질 수 있다고 하는 스님의 말씀에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나는 지금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가?
살아 온 세월만큼 성숙해지는 것이 사람이라고 합니다. 또한 성숙해질 수록 젊어지기도 하구요.
TV에 나오는 모 광고처럼 '사는건 다 그래'라며 세속에 찌든 얼굴에서
스님의 말씀과 마음에 오는 감동을 오래오래 품으며 '다 그래'를 뒤집는,
매일 매일 젊은 세월을 사는 사람이 되는데 좋은 길잡이가 될 책 한권 읽어보심이 어떨까요?
- 무엇이든 당장에 이루려고 서두르지 마십시오.
삶이 제대로 성숙하려면 시간이 걸립니다.
- 삶은 과거나 미래에 있지 않습니다.
지금이 순간입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살 줄 알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