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깊은 바다 속에 잠들어 있던 고래였다
수산나 타마로 지음, 이현경 옮김 / 인디북(인디아이)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아니마문디..

도대체 무슨 뜻인지 종잡을 수 없었던 단어...

 

 

이미 오래전에 수산나 타마로라는 작가는 이 책을 세상에 내보였다.

그리고 다시나온 이 책은 내게 어렸을적 대한민국 청소년 필독서중의 하나로 유명한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느끼게 함과 동시에 제법 오랫동안 깊은 우울감을 맛보게 했다.

 

자아 관념이 상대적으로 연약하고 나약하여 외부 세계와 쉽게 융화되지 못했던

 - 혹은 선과 악의 기준에서 무지하다 생각되었던 - 주인공들이 주위의 영향

(실제로 두 친구들은 주인공과 비교했을때 상당히 확고하고 주체적인 자아성을 이미 지니고 있었다.) 을 받고 과도기적 청년기를 지나 주체적인 성년이 되기까지의 내면적 이야기라는 점과, 글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여인에 대해서도 두 책을 비교해 볼 수 있었다.

 

글의 전체적인 부분에 등장하는 남자들과 대비되는 여자

(데미안에서는 데미안의 어머니인 '에바부인'이 등장하고,

 나는 깊은 바다속에 잠들어 있던 고래였다에서는 안드레아의 마지막을 함께했던 '이레네수녀'가 나온다)들은

딱히 여성적이라고도, 남성적이라고도 할 수 없는 독특한 존재로 다가왔다.

혹은 신적인 존재로써 부각시키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라고도 하지만

내게는 결국 모든이들은 여자에게서 나온 이들이라는 의미로 여겨졌었다.

즉, 결국 그들이 돌아가야 할 존재라는 의미로 상징되었다는 뜻이다.

 

 

책은 크게 3분류 - 결국은, 성장과 자아의 발견 그리고 성찰이겠지만 -

땅,불,바람으로 나누어져 말하고 있다.

 

 

어쩔수 없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인지라

주인공역시 안드레아라는 이름의 친구에게서 영향을 받아 사춘기를 보내고

현실의 괴로움에 치여 인생을 낭비하다가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과도기에서 다시 옛 친구를 찾아가는 여행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알게된 친구의 상황과 향후의 길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금 독특했던 점은

데미안에서 주인공 싱클레어에게 영향을 미친 '데미안'은

'선'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을지모르겠지만 어쨌든 삶의 긍정적인 방향을 제시했으며 올바른 기준을 보여줌에 무리가 없었지만

이 책의 주인공 발테르에게 정신적 영향을 미친 친구 안드레아는 '악'의 기준 - 절대 긍정적으로 생각될 수 없는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또한 책의 결론부분에서 알게되는 생각지 못한 반전도

과연 내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믿고 의지했던 기준의 토대가 허상인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들게 하는데 한 몫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결국, 이 책은 본인 개개인의 존재라는 것에 대해 말하고자 한것이 아닌가 싶다.

어떡하면 더욱 만족스러운 존재로 세상에 실현될 수 있는가가 인간의 궁극적 의지가 아니겠는가.

 

 

책을 읽는 내내 그리고 읽고난 한참동안도 우울과 무기력함을 떨쳐 낼 수 없었지만

살아오면서 저마다 한번이상의 정체성에 대한 의구심이 든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읽음으로써 스스로의 자가의지로 인해 세상에 치이고 상처받아 고통스러웠을지라도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속에서 가졌던 위안, 혹은 현실에 대한 자아존재의 인정에 대해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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