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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무스와 방랑자 ㅣ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38
아스트리드 린드그랜 지음, 호르스트 렘케 그림, 문성원 옮김 / 시공주니어 / 200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라스무스와 방랑자'를 읽으면서 '아! 보편적이지 않은 인물과 그 행동을 보고 우리가 언제나 낯선 느낌으 받는것은 아니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린이 책의 내용이나 소재가 꼭 보편화 되어야만 평범한 어린이가 쉽게 읽을수 있는것은 아닐겁니다. 우리 어른들이 보기에 평범하다고 보여지는 그런 어린이들이 때로는 모험을 꿈꾸고 방랑을 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갖고 있을테지요.
저는 이 작품속의 방랑자를 보며 처음에는 암담하고 우리와는 너무 먼 이야기라고 느꼈지만 라스무스와의 관계나 그 아이에게 행하는 솔직하고 순수한 행동을 보고 '진짜 멋진 방랑자의 여유'를 엿보았습니다. 라스무스는 정말 희망이 없는 아이였습니다. 그러나 그 아이를 진정한 행복의 길로 인도하여 준 이는 많이 배우고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을 가진 방랑자였습니다. 희망이 점점 사라져가는 어린이들의 현실을 볼때, 우리 어른들의 역할을 이 방랑자의 모습에서 찾아보고 싶어집니다.
나도 언젠가는 훌훌 털어버리고 발길 닿는데로 방랑을 하고 싶습니다. 살아가면서 내 주변에 라스무스와 같이 어렵게 희망을 붙들고 싶어하는 아이가 나타난다면 그 아이의 친구가 되어주고 싶습니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랜은 그런 마음으로 작품속 어린이들을 창조해내고 그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고 천연덕스럽게 그려내었던 것이겠지요. 존경스러운 작가예요. 자신의 아이를 위해 삐삐 롱스타킹이라는 기가막힌 인물을 창조해 냈고, 힘겨운 어린이들에게는 라스무스를 만날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우리 작가들도 꼬부랑 할머니, 할아버지가 될때까지 작품속에 멋진 친구들을 많이많이 만들어준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