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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숲 속의 이쁜이 1 ㅣ 이원수 문학 시리즈 6
이원수 지음 / 웅진주니어 / 1998년 11월
평점 :
품절
깨소금같은 아침 잠을 뿌리쳐야 하고 명령에 복종만 하며 살아야하는 삶이 싫어 자유를 찾아나선 이쁜이. 이쁜이와 생각은 같으면서도 용기를 내어 뛰쳐 나오지 못한 똘똘이.
둘은 서로 좋아하는 사이여서 이쁜이는 똘똘이와 함께 도망가 살아가기를 원하지만 똘똘이는 이쁜이만큼 용기 있는 결단을 내리지못하고 그런대로 순응하는 생활을 해가고 있다. 그러다 이웃 나라에서 군대가 쳐 들어와 전쟁이 터지고 자신이 돌보던 아기들을 빼앗기는 과정, 왕눈이라는 반장개미의 폭압등에 견디지 못하던 똘똘이는 자유를 찾아, 이쁜이를 찾아 집을 나온다.
이쁜이와 똘똘이는 함께 보금자리를 꾸미고 남의 아기도 훔쳐다가 키워보려고도 하지만 일은 뜻대로 되어주지 않아 아기는 곧 죽고만다. 아기의 죽음을 슬퍼하는 두 개미에게 학자할아버지는 그들도 곧 어른이 되어 날개가 자랄 것이고 결혼하여 아기를 가질 수 있다는 얘기를 들려준다. 시간이 지나 이쁜이는 날개가 돋지만 똘똘이는 소식이 없고 함께 지내던 남자개미 '미니'에게 날개가 돋아난다.
미니는 이쁜이를 유혹하고 결혼하려 하지만, 우여 곡절 끝에 날개가 자라난 똘똘이가 나타나 이쁜이와 멋진 결혼식을 치른다. 아기를 낳으러 깊은 굴 속으로 들어간 이쁜이를 위해 홍수를 막아내느라 똘똘이는 초죽음이 되는데, 일전에 이 둘을 방해하던 미니가 나타나 똘똘이의 목을 졸라 흙더미를 덮어 버리고는 이쁜이와 아기들을 남편처럼 맞는다.
똘똘이가 홍수에 죽었다는 미니의 거짓말에 이쁜이는 반신반의하는 상태로 어쩔 수 없이 미니를 남편으로 맞으려는 순간 상처 투성이의 몸을 이끌고 나타난 똘똘이, 수 십명의 아이들과 미니 일당을 물리치고 처벌을 결정하는데, 이전의 왕국들이 잔인한 처벌로 일관했던 것과는 달리 평화로운 방법을 택하여 미니 스스로 반성할 기회를 갖게하기 위해 강물에 나뭇잎 배를 띄워 멀리 귀향을 보낸다. 학자할아버지의 마지막 가르침과 이웃나라 평화사절단과의 만남을 통해 앞으로도 영원히 자유롭고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어갈 것을 맹세한다.
이 작품은 개미를 의인화하여 삶의 개척의지를 보여준다는 기발함과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도 단숨에 읽어내려가게 하는 재미, 그리고 작가의 노련미가 느껴질만큼 아기자기한 구성이 돋보이는 훌륭한 작품이다. 사실 어린 시절에 이 작품을 읽었을 때 '아, 개미도 이렇게 사람들처럼 사는 거구나' 하고 생각했을 만큼 아이들로 하여금 상상의 세계에 푹 빠져들게도 하고, 어른이 된 지금 다시 읽어도 동심으로 일순간 돌아가게 만드는 재미난 힘을 갖는 작품이다. 물론 요즘 아이들은 미국 애니메이션 '벅스라이프' 따위를 보며 개미의 생활을 짐작하지만, 나는 아직 방한구석을 돌아 다니는 개미를 보면 예전에 읽었던 이 작품을 찬찬히 떠올릴 수가 있다.
이쁜이와 똘똘이가 겪어내는 과정은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부닥치게 될 무수한 유혹을 짐작케했고 한편 그들이 대처하는 방식은 시련에 부딪힌 우리 아이들이 그처럼 잘 극복해나가리라는 기대를 하게한다. 작품 말미에 이쁜이와 똘똘이가 미니에게 행하는 평화로운 처벌을 너무 이상적이라는 시각을 가지는 이가 많지만, 세상은 모두 똑같은 사람만 살아가는 것은 아니며 따라서 두 개미의 행동은 사람이 살아가는 여러 가지 방식들중에는 전혀 다른 방식도 있을수 있고 또 그러한 전혀 다른 생각들이 이 작품에서 평화로운 개미왕국을 만드는것처럼 인간세상에서도 빛을 발하는 무엇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