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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샤쓰 ㅣ 길벗어린이 작가앨범 3
방정환 지음, 김세현 그림 / 길벗어린이 / 199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많은 사람들이 방정환선생님의 몇몇 작품에 대해 다소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하곤한다. 이 작품속의 주인공 창남이나 그의 어머니의 행동역시 그런 비판에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자신도 넉넉치 않은 환경에서 어떻게 자기의 모든 것을 나누어 줄만큼 이웃을 돌보려는 단호한 행동이 나오는가. 그러나, 요즘도 '두개중 하나'가 아닌 '하나를 쪼개어 나눠주는' 진정한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는 이들을 심심치 않게 주변에서 찾아볼 수가 있다.
창남은 '만년샤쓰'를 입은 이유, 형편없는 차림의 이유를 당당하게 밝혔지만, 결국은 눈물을 보이는 지극히 아이다운 면이 충분한 사랑스러운 주인공이기도 하다. 왜 우리도 마음을 다 떨쳐내는 순간 쌓였던 감정이 눈물되어 나타나지 않은가.
[어린이]지에 실렸던 방정환선생님의 편지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속에는 선생의 날카롭고 정확한 현실감각이 그대로 실려있었는데, 그렇다면 이작품에서 비현실적이라 평가받는 부분은 순전히 작가가 그무언가를 위해 의도한 바가 아닐까.
다소 비현실적인 상황을 설정해 동시대 어린이들에게 현실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희망의 싹을 심어준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시대의 현실속에서 아이들에게 쉽게 보여줄만한 어떤것을 찾는 일은 거의 불가능했을 테니까. 맨몸을 '만년샤쓰'라는 이름으로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은 분명히 어려운 시대를 살아간 어린이들에게 웃음지며 옛시절을 기억하게 하는 방정환 선생님의 애정어린 선물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