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을 다시 쓴다 - 있음과 없음에서 함과 됨까지
윤구병 지음 / 보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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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질문으로 시작한다. 
무엇이 참이고, 무엇이 거짓인가? 무엇이 좋은 것이고, 

무엇이 나쁜 것인가? 
그리고 곧바로 답을 내린다.
 "있는 것을 있다하고, 없는 것을 없다고 하는 것이 참이다".

"있어야 할 것이 있고(거나) 없어야 할 것이 없는 것이 좋은 것이고, 

있어야 할 것이 없고(거나) 없어야 할 것이 있는 것이 나쁜 것이다".
 여기까지는 그런대로 말랑말랑하다.

그런데!!
그렇다면 무엇을 "있다"하고, 무엇을 "없다"하는가?라는 질문이 이어지면서 

생각은 응축과 확산을 반복한다. 
있는 것은 무엇이고 없는 것은 무엇이라니? 

참 나....
롤러코스터는 어지러워야 제 맛? 
인류가 수천년간 궁리해 온 형이상학은 결국 말장난으로 끝나는가?

윤구병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실천으로 나아가기 위한 생각과 사물의 근원을 찾는 여정으로 형이상학을 둔다. 

그리하여 실천적 전망을 확보하는 교두보를 찾는다.
있음과 없음의 사유를 하는 이유는 시간과 공간을 통과하면서 

결국 함과 됨의 실천을 전제한 것.

있음과 없음을 나눌 수 있다면 그 둘을 나누는 경계가 있지 않을까?
그러나 경계가 있다면 있음이란 있을 수 없고, 

그 경계가 없다면 없음이란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윤구병은 경계를 그을 수 없는 아페이론(apeiron)을 강조한다. 
있음과 없음의 접점, 경계이지만 경계 그을 수 없는, 

있으면서 없고 없으면서 있는 변화하는 지점,
그래서 모순의 운동의 형성되는 점.  

아하~~!!
지난 달에 읽었던 샘 해리스의 <자유의지는 없다>가 이렇게 연결되는군^^
과거라는 시간은 지금 없는 것이 아니다.
과거는 "있음과 없음이라고 실체화되어 고정된 그 어느 것이 아니라 

현실을 구성하는 함과 됨의 영역"!!
내가 글을 쓰고 '있는'지금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미 '없는'시간이지만 

없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생성되는 지금에 남아 있는 것.

어라~~!!
영화 <오블리비언>에서 톰 크루즈가 끊임없이 

'현재에서 살기'를 강요받는 이유도 이거였구나!!
과거를 망각함으로써, 과거를 없게 함으로써 됨으로만 기능하게 만드는 빅브라더.
과거를 있게 하는 순간, 

됨의 수동성과 메트릭스를 깨고 함의 주체성과 자유의지를 회복하여 

빅브라더에 대항한다는 설정.

늙은 철학자는 당부한다.
'어떻게 될 것인가' 걱정하지 말고 '무엇을 할 것인가' 다시 물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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