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풍경 - 김민웅의 인문학 에세이
김민웅 지음 / 한길사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로마 신화의 사투르누스에 해당하는 그리스의 신 크로노스(cronos)는 ‘시간을 주재하는 존재’...연대기란 뜻의 용어 chronology....크로노스는 하늘을 의미하는 아버지 우라노스와 땅을 의미하는 어머니 가이아 사이에 태어나 성장하던 중에,어머니와 공모하여 아버지를 거세한 후 왕좌에서 몰아내고 그 자리에 자신이 앉는 반역을 일으킨다. 신화에 인간의 역사가 투영되었다고 한다면 이는 일대 사건...운명은 하늘이 미리 일방적으로 정해놓은 것이 아니라,땅에 발을 붙이고 사는 삶이 치열한 쟁투 속에서 주도하는 것이라는 ‘혁명적 각성’이 그 반역의 진실.....(53)

-우라노스...유배지의 이름은 ‘잊혀져 가는 과거’이다(54)

-불의 신 제우스는 사실 고대문명 전반에 걸쳐 숭배되고 있는 태양신의 변형...불로 기초를 이룬 철기 문명의 주도권을 의미..제우스는 그리스나 로마에 그치지 않고, 신적 위상을 가지고 싶어하는 역사상의 모든 국가가 지향하는 위세를 상징... 올림포스 신전은 현실에서는 신화의 대리석으로 세워진 곳이 아니라 강대한 군사력으로 건설된 권력의 집.....(56)

-휴고 블랙(Hugo Black)...오로지 자유롭고 구애받지 않은 언론만이 정부의 거짓말을 효과적으로 세상에 드러낼 수 있다(81)

-『한국전쟁 비사』집필하기도 한 미국 언론사의 전설적 이단자,아이에프 스톤은 "모든 정부는 거짓말을 한다"(All Government Lie!)라고 단정...민심을 자신의 편에 끌어들이고 비판을 봉쇄하기 위해
권력은 거짓말을...(82)

-운명과 지혜가 만나는 지점에서, 전쟁에 필요한 용사와 역산의 중심이 되는 영웅이 갈라진다....수메르인들...성찰의 능력이 없는 용사는 포악해지기 쉬우며, 인생의 깊은 지혜를 갖지 못한 지도자는
...얼마 지나지 않아 무력해지고 만다.(108)

-「노트르담의 꼽추」....'바보제'는 교활한 통치 방식...'바보제의 교황'으로 뽑힌 자를 한껏 비웃고 모욕하는 축제는, 알고 보면 체제에 대한 민중들의 저항감을 누그러뜨리는 술책...분노의 표적을 슬쩍 바꿔....민중은 '바보제'를 통해 성채의 권력을 가지고 노는 듯했지만 사실은 자신들을 희화의 대상으로...
권력의 눈으로는 민중들 모두가 다 언제 모욕하고 짓밟아도 문제될 것이 없는 또 다른 콰지모도였을 뿐
...민중은 자신들 안에서 또 다른 희생자를 찾아내고...(120)

-노트르담(Notre-Dame)은 본래 무슨 뜻인가? 그것은 '우리들의 성모 마리아'라는 의미...(126)

-"도시의 범죄자들은 그 죗값을 치르기 위해 감옥에..그러나 이 지구촌의 자연과 인권을 가장 폭력적으로 파괴하는 자들은 감옥에 가지 않는다.그들은 도리어 감옥의 열쇠를 가지고 있다"..에두아르도 갈레노 『뒤집어 보는 세상』.....(147)

-"단결하라,.."....뜻을 ㅏㄱ진 "벤세레모스..."...벤세레모스(Venceremos)는 칠레 최초의 민주적 선거로 탄생한 아옌데 정권 수립의 상징적 구호...(152)

 

-「흰 고래」... 주술에 걸린 집단의 운명을 날카롭게 풍자....선장 아합은 피쿼드호의 독제자...선원 스타벅만이 도전...(153)

-『수상록』의 프랑스어 제목인 '에세이'(Les Essais)라는 말이 '새로운 시도를 시험적으로 해보다'라는
뜻을 가진 말에서 기원..몽테뉴의 저술활동은 익숙해진 생각과 태도, 버릇이나 관념으로 봉쇄된 통로를
뚫어내는 작업이기도....(166)

-진실을 말하는 것이 위험해지는 곳에서 희망은 자라날 수 없다. 사랑과 생명이 동일하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곳에서 인간은 추방당한 고독한 방랑자가 되고 만다(209)

-니힐리즘은 무의미의 추구가 아니라, 무의미한 것들에 대한 각성을 요구하는 문명의 산고...낡은 것은
사라져 가고 새것은 생명의 기운을 얻어가는 와중....(213)

-니체가 살해한 신의 자리에 선 인간은 자본에게 축출당하고 ..물신의 지배는 인간을 결코 공평하게 대하지 않는다(221)

-빈부격차란 결과가 아니라 일부의 풍요를 위한 조건...(222)

-이스트반 메스자로스(Istvan Meszaros)...『자본의 권력을 넘어서』..."자본이란 결국 명령체계"...자본주의 사회의 불균형한 자본축적 자체가 이미 그 안에서 움직이는 권력의 명령체계가 가져온 소산....
시장의 자유는 그 명령체계의 다른 이름...(223)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고 대안의 모색을 포기하는 것은 주어진 대로 살라는 명령에 따르는 노예의 길..
대안이 저절로 보였던 시대는 ..없었다.대안을 만들어갔기에 대안이 생겨난 것...(226)

-"인생은 연극이다"...세익스피어의 희곡 「뜻대로 하세요」(As You Like It)의 ...대사(227)

-표랑전전(255)

-이중섭....전시의 화가는 사상을 의심받을 수 있다 해도 국방부 정훈국의 전쟁포스터를 제작하지 않았으며, 배가 그리 고픈데도...신문의 연재소설 삽화 그리기를 거부.....(259)

-이남덕 선생의 연구에는 우리말과 일본어의 고대적 인연을 밝혀내는 단서가 풍요해 주목할 만한데, 그가 첫 번째로 주목한 '가르다'에서 파생해 나온 말들에 대한 연구 가운데 나라이름 '가야'(伽倻) 또는
'가락국' 에 이르는...'가르다'는 당연히 어떤 동일한 기원에서 갈라져 나가는 과정을 말하고 있으니...여기서 가닥, 갈래, 겨레, ~가락, 가지, 갈기 등이 이어져 나온다. '그런 까닭에'에서 '까닭'도 '그 갈라져
나온 연유'를 ...일본말에서 '때문에'의 뜻을 가진 '카라'도....강줄기를 뜻하는 ...'가람'도 어떤 시원에서 파생되었다는 의미를 가지고 '가르다'에서...고대 마한과 진한 사이에 있던 가야 또는 가락은 낙동강 하류 분기 지역에 존재한다는 점에서....양주동 견해 지지...가락동도...그 동리 부근에 한강의 지류가...(287)

-막리지, 또는 마립간의 뜻은...막리지는 말치 또는 마루치, 마립간은 '말한/마루한'의 차용...말 또는 마루는 높다,맞,머리 등의 뜻이고 다루하치, 누루하치 증에서 보는 것처럼 '치'는 권력자,...'한'은 '칸/한'과 같이 모두 몽골-만주를 흘러 한반도에 들어온 계통의 언어로..정치권력의 표현....거서간(居西干)은 '갛한'의 이두식 표현으로 여기서 서는 'ㅅ'받침이 되는데. '갓난이'등에서 보는 것처럼 이제 막 시작한 칸, 군왕, 즉 시조왕 내지는 태왕의 뜻...니사금은 '닛금'의 한자...을지문덕의 '을지'도 개인 이름이 아니라 막리지였던 연개소문과 다르지 않은 관직명....'우르치-웃/치', 즉 상장군의 뜻을 ㅏㄱ진 직함에 문덕이라는 시호...김알지의 경우에도....알지가 알치-아라치 등의 음을 이두식으로 표현...'쇠(金)의 알',
말하자면 철기문명의 시작을 이룬 태조의 뜻을.....(294,295)

-'새내'. '새골', '새벌'은 후기에 이르면 '새/내/벌', '새/골/벌'등으로 ....신라의 원칭인 새내벌, 즉 서라벌. 서가벌, 스가발로 변모...점차..새벌, 셔블 등이 주로 쓰이다가...서울로 정착...차츰 수도를 의미하는 말로 굳어지고 부족국가의 중심이 되어가면서...새내라든가 새골 등은 본래의 새로운 정착지라는 신선했던 출발 당시의 뜻을 점차 잃어버리고 중앙에 복속된 지방적 위치를 갖게....씨족사회의 발전 과정에서 국가통합의 면모를 보여주는 대목...(297)

-...한자 문화권이..지배하면서 서울이 한자 경이 되고 시골은 향으로 표시....향가라는 이름은 중국의 시가문학에 빠져 있던 서울의 지식계층의 눈으로 보면 '촌스러운 문학'쯤으로...향의 중국어 발음이 샹 또는 썅이 된다는 점에서....(298)

-우리말에 '다루다'라는 말의 뿌리가 청동기를 비롯한 금속 문명에 대한 주도권과 관련...만주지역의 '다루하치'라는 말도 이 청동기 또는 철기문명의 주도자를 뜻했다.'다스리다'와 '다루다'는 말이 서로 거리가 멀지 않음은 청동기/철기 문명이 가졌던 정치적 위력이 남긴 역사적 흔적....(300)

-'쇠'라는 말이 곡 새롭다의 새와 뿌리를 같이 한다는.....(301)

-돌은 쇠의 부모...당대를 주름잡았던 그 허다한 '돌쇠'들은 보다 강력한 철기시대가 보편화되면서 한때의 다루하치적 위산에서 주인이 함부로 부리는 하찮은 일꾼 정도로 강등....권력자를 의미했던....치의 운명도....오늘날...이 치, 저 치, 양아치, 장사치...돌쇠와 비슷한 처지가 되고 말아...말은 변하고
말에 담긴 실체의 위상도 시대에 따라 다른 모습이 된다(302)

-과거에 발이 묶이지 말고 미래의 선택에 자신을 열라는 권고...여운형은...(310)

-동화작가 권정생 선생...좋은 글이란 어떤 글인가/....읽고 나서 불편한 느낌이 드는 글....(331)

-모든 인간은 꿈꾼다.그러나 모두가 동등하게 꿈을 꾸는 것은 아니다...잠을 자면서 ...꿈을 꾸는 자들은
아침에 일어나면서 그 꿈의 허망함을 깨닫는다...한 낮에도 꿈을 꾸는 자들은 위험한 자들이다.그들은
두 눈을 부릅뜨고 그 꿈을 실현시키는 자들이기 때문........아라비아의 로랜스로 알려진...토머스 애드워드 로랜스.....(374)

-8세기에서 9세기에 걸친 프랑코 왕국 샤를마뉴 대제의 등장은...중세 유럽의 시작...미호메트, 즉 이슬람을 빼고는 생각할 수 없다....8세기의 이슬람은 인도와 중국에 이르는 실크로드를 포괄한 아시아와 북아프리카, 그리고 스페인에 이르는....스페인에...알람브라 궁전이 있는 것과..인도에 타지마할이 있는 것은 모두 이런 까닭....(390)

-...유럽이 이슬람문명에서 가장 놀랍게 여겼던 바는 이들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군사력을 갖춘 유목민 집단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고 논하는 종족'이라는 사실...(392)        
-독일의 신학자 본호퍼는 「값비싼 은총」이라는 글에서...값싼 은총은 교회의 치명적인 적...예배의식, 죄의 용서, 종교적 위로가 헐값에 판매...(408)

-아리우스 논쟁의 실체는...인간 예수에 대한 교권주의자들의 심판...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로마제국의 정신적통일을 목표로 313년 밀라노 칙령...기독교 공인..325년 니케아 회의...예수의 인간성을 주장한 아리우스의 교리를 소수파로 결정...말기에 들어서고 있던 로마제국은 권력유지를 위해 이를 떠받쳐 줄 교권이 확고한 통일교회가 필요했고, 인간 예수보다는 신격화된 예수가 존재해야 황제의 권력도 신성한
지위레 오를 수 있다고 믿어.....(410)

-기독교가 로마를 점령한 것이 아니라, 사실은 로마가 기독교를 자신의 정치적 육체에 빨아들인 셈...(4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