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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형욱의 맛있는 이야기
고형욱 지음 / 롱셀러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평소 관심있는 분야 중 하나이기도 했지만 책 소개 내용중에 주욱 열거되어 있는 소제목들이 상당히 흥미를 끄는 책이라 주문을 했건만 첫 느낌부터 실망을 안겨 주었다. 물론 내용이 중요하긴 하지만 표지부터 전혀 끌리는 느낌이 없어 아차 싶었던 것이다. 음식이야기를 다룬 책 치고는 컬러 사진 하나 없다는 것도 영 수상쩍게 생각되었다.
게다가 비교적 흥미롭고 거창한 소제목들에 비해 너무도 빈약한 내용의 글들... 소재는 그럴듯한데 아무래도 필력이 받쳐주지 못한 게 아닌가 싶다. 글 한편한편이 대체로 하나의 글로서의 완결성이 부족할 뿐더러 그다지 재미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글솜씨가 빼어나 흡인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특별한 그 무언가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그저 특이한 음식들에 대한 나열과 마치 '난 이런 거 먹어 봤는데...' 하는 식의 과시로 이어지면서 맛있는 음식들에 대한 동경이나 식욕은 커녕 거부감마저 들게 한다. 몇 그램에 얼마 하는 식의 음식 가격 설명에까지 이르면 독자의 인내는 한계에 달하고 만다. 그런 음식을 먹을 사람이면 비싼 값을 게의치 않을 것이고 그런 음식이 그림의 떡인 사람들에게는 무의미한 수치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타겟 선정마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는 뜻이 된다.
미식가로서의 저자는 일가를 이루었는지 모르겠으나 작가로서는 많은 한계를 드러내는 것 같다.
솔직히 이런 책들을 대하면 화가 좀 난다. 왜 자신의 본업들에만 충실하지 못하고 좀 이름이 알려진다 싶으면 너도나도 책들을 펴내는 것일까. 책 한권을 이뤄내기엔 너무도 부족함이 느껴지는 내용으로 출판을 감행한 그 용기가 부러울 뿐이다.
각설하고.... 어쨌든 음식을 소재로 한 책이라면 적어도 책장을 넘기면서 입안 가득 군침이라도 좀 고여야 하는 거 아닐까? 군침은 커녕 '이 책 왜 썼지?'하는 생각밖에 안 나니 문제가 아니겠는가.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생각하면 이런 비난은 적당하지 않을 수도 있겠으나 차라리 책값을 좀 올려 받더라도 표지나 내용 모두 음식 이야기를 다룬 책으로서의 맛이 좀 느껴져야 하는 게 아닐런지... 졸속기획의 산물이 아닐까 좀 의심이 간다. 아무튼 최근 들어 가장 큰 실망을 안겨 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