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통제의 승부사 사마의 - 자신을 이기는 자가 최후의 승자가 된다 삼국지 리더십 4
자오위핑 지음, 박찬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7.04] 자기통제의 승부사 사마의


 현대경영학은 미국이 주류다. 경영학 뿐 아니라 경제학 등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와 돈의 흐름에 관련된 학문이 대게 그러하다. 이 책은 중국식 표현으로 '관리학'인 경영에 관한 내용이다. 중국 고전에 등장하는 인물(실존 인물과 소설의 인물을 모두 포괄한다)의 삶과 행동을 통해 중국식으로 해석한 경영학(또는 修身學일듯)에 관한 책이다.
 사마의에게서 가장 우선 떠올리는 모습은? 제갈량의 라이벌이었지만 왠지 좀 쫓기고 밀리던 사람일 것이다. 그런데, 사실 결국에 삼국을 통일한 것은 조조도 유비도 손권도, 또는 그들의 자손도 아닌 사마씨의 진 왕조였다. 비록 스스로 왕이나 황제가 되지는 않았지만 사마씨의 진 왕조가 존재하게 했던 사람이 바로 사마의라는 사실은 과소 평가되는 경향이있다. 사마의는 어떻게 난세의 최종 승자가 되었을까?
 사마의라는 사람을 한 줄로 요약하면, 참고 참고 또 참았던 사람이라는 것이다. 사실 위의 막강한 국력과 비교하면 제갈량이 있다고 한들 촉의 국력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마의는 절대 촉에 침공하지 않고 막기만 했다. 이게 대단하고 무서운 이유는, 정면대결 했을 때 이길확률이 높더라도, 대결 자체를 회피하면 결국에(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이길 확률이 더 높을 것이라는 점을 계산했다는 것, 그리고 심지어 부하로부터 겁쟁이라는 조롱까지 당하면서도 끝내 참아냈다는 것이다. 눈앞에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있더라도 더 확실한 방법을 알기에 참는 것. 만화 '타짜'에는 이런말이 나온다. "100% 확실할 때만 승부를 걸어라." 사마의가 참은 것은 눈앞의 실재하는 적만이 아니었다. 아군 또한 사마의에게는 위협이었고, 어떻게 보면 주인인 조씨 왕가가 제갈량보다도 더 큰 적이었다. 소위 '반골의 상이었다."라고 표현되는 사마의의 관상은, 사실은 그가 한 국가를 충분히 경영할 만큼 다방면에서 뛰어나고 카리스마 있는 인물이었다는 방증이 될 것 같다. 천하를 통일하고 한신이 버림받은 것 처럼, 사마의도 아마 삼국이 평온한 때에는 자신이 죽을 것임을 알았을 수도 있다. 또한 애써 숨기려 해도 드러나는 리더십과 능력 때문에, 끊임없이 조씨 일가로부터 의심받고, 견제받기도 했다. 그 긴 세월을 발톱을 숨기고 참고 또 참으면서, 결국에는 말년에서야 일거에 천하를 뒤집는 거사를 일으켰다. 대단한 인내와 Long-term view가 아닌가 싶다. 위대한 어떤 투자자가 "결국엔 부자가 될텐데 뭐하러 조급하게 하루하루 시세를 확인하냐"고 했는데, 사마의도 어쩌면 "솔직히 지금도 내가 대장이고, 언젠가 진짜로 top of top이 될텐데 조급하게 거사를 일으킬 필요가 있냐?"라는 마인드를 가졌을지도 모른다.
 적이 파놓은 전장에는 뛰어들지 않고, 변덕스럽고 위험한 주군(조조) 밑에서는 반병신같은척 능력을 숨기기도 하고, 주인의 뜻을 너무 미리 알아서(양수처럼) 화를 당하는 일을 피하고... 철저히 오직 100% 확실한 기회만을 수십년간 참은 것이 사마의에게서 배울 점이다. 그런데, 사실 100% 확실한 기회는 말이 그렇지 어쩌면 결코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사마의가 조상을 칠 때에도 100% 확실한 것은 아니었고, 조상이 조금만 더 과감했더라면, 수십년간 참고 인내 한 사마의의 권력 찬탈 시도를 무위로 돌아가게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수십년 기다린 기회 중에 가장 성공 확률이 높을 때에는, 약간의 실패 리스크를 안고서라도 과감히 뛰어들 줄 알아야 한다. 죽을 날이 얼마 안남은 노년의 사마의가 그런 결정을 할 수 있었다는 점(그냥 말년을 좀 은거하고 쉬다 가도 될텐데...)은 더 대단하고 조금 섬뜩할 정도다.


1. 능력있는 자 일수록 참을 줄 알아야 한다.
2. 변덕스럽고 의심이 많은 리더 밑에서는 숙이고 들어가고, 너무 똑똑한체 하지마라
3. 100% 확실한 기회를 기다려라.
4. 적이 준비 해 놓은 전장에는 결코 들어가지 않는다.


2017.06.03 일요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 내 삶의 주인이 되는 문화심리학
김정운 글.그림 / 21세기북스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분의 책 '노는만큼 성공한다.'를 반도 못 읽고 접었다는 사실을 잠시 깜빡했다. 


1. 재미가 없다. 그냥 작가가 생각나는대로 적어 놓은 것들인데, 나는 이런 논리적이지도 않고 그다지 근거도 없으면서 자기 생각을 사실인 것 처럼 늘어 놓은 책을 싫어한다. 이전 책에서도 느꼈지만, 그저 추측일 뿐인 자기 생각들을 사실인 것 처럼 말하는 단호한 문체가 거슬린다. 또 특정 사회현상이나, 계층, 집단을 지나치게 단순화해서 해석하는 것이 불편하다. 읽는 사람의 수준을 아주 낮춰서 보는 듯한 느낌이다.


2. 유명세에 비해 너무 깊이가 없다. 상당한 지면을 교토에서 고독하게(?) 지내는 자신의 모습을 누군가가 찍어준 사진으로 채우고, 또 하고싶은 일을 맘껏 할 수 있음을 드러내는 본인의 그림들로 또 상당한 지면을 채우고 있다. 또 이건 내 생각에는 정말 심각한 건데, 본인이 쓴 글에 나오는 단어에 대한 해석이나 배경설명에 상당한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ex :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란?). 지식을 제공한다는게 나쁜 것은 아니지만, 책의 흐름이 이해가 안된다. 작가가 잘 아는 심리학 용어나, 심지어 굉장히 일반적인 개념들인데도 굳이 해설을 1~2페이지 씩이나 넣는건 너무 거저먹는 것 아닌가? 세상에는 좋은 책이 너무 많은데, 별다른 새로운 통찰도 깊이도 없는 책을 샀다는 사실이 짜증난다.


 그런데, 책을 1/4도 읽지 않고 이런 나쁜 평을 남기자니 좀 미안하기는 하다. 나와는 성향이 너무도 맞지 않는 책인데, 괜히 읽고 나서 악평을 남기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다. 솔직히 누구나 자기가 내고 싶으면 개똥 철학이든 나의 일상이든 뭐든 책을 낼 수 있다. 단지 이분은 좀 유명한 분이라 (5년전에 한번 겪었는데도 불구하고) 기대치가 있어 더 실망이 컸던 것 같다. 


 5년 전 쯤에 '노는만큼 성공한다.'를 읽던 기분을 오랜만에 느끼며, '인간은 항상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말의 의미를 되새기는 중이다.


그나마 건질 것은 '프롤로그' 정도였다.



2017.03.0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람을 얻는 지혜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임정재 옮김 / 타커스(끌레마) / 201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7세기 철학자의 말이 오늘 내가 읽어도 전혀 이질감이 없다. 읽던 중간에야 알아서 더욱 놀랐다. 지혜가 담긴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월스트리트 성인의 부자 지침서
존 보글 지음, 이건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17.01] 월스트리트 성인의 부자 지침서

- 존 C. 보글 -


 세계 최초로 인덱스 펀드를 고안하여 많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노후를 위한 자산 증식의 기회를 제공한 사람. 인덱스 펀드는 시장을 앞지르려 하지 않고, 시장 전체의 성장에 기대어 따라가기만 함으로써, 거래비용과 수수료를 줄여 투자자의 이익을 최대한 보호하고자 하는, 월스트리트에서는 정말 보기 드문 '성인 다운' 발상에서 만들어졌다. 존 보글만큼 성공한 투자자는 여럿 있지만 그를 유독 '월스트리트의 성인'이라는 별칭으로 부르는 이유는 아마 이렇듯 금융 시장의 탐욕을 경계하고 시장의 주인인 투자자를 먼저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마침 10년에 걸친 워렌 버핏과 테드 지데스의 인덱스 펀드 vs 헤지 펀드 대결이 워렌 퍼빗과 인덱스 펀드의 승리로 귀결되어가는 모양새다. 적어도 미국에서만큼은 저비용의 인덱스펀드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노후를 위해 바람직한 투자인 것으로 보인다. 

 액티브 펀드의 수익 구조는 투자자가 아닌 펀드회사와 매니저에게만 이익을 가져다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장을 이길 수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펀드 투자는 좋은 답이 아닐 것 같다. 이미 70년도 더 전에 출판된 프레드 쉐드의 책 '고객의 요트는 어디에 있는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들은 옛날에도 지금도 고객의 편이 아니다. 고객이 모든 자본을 대고 모든 위험을 감수하였음에도, 요트는 고객이 아닌 월스트리트의 펀드매니저, 주식중개인 등이 소유한다. 가치를 제공하고 값을 받는 것이 시장 거래의 기본인데, 어떻게 금융계는 고객에게 아무런 가치도 제공하지 못한 경우에도 그렇게 쉽게 돈을 가져갈 수 있을까? 미스테리다. 펀드를 꼭 투자하고자 한다면, 투자 철학이 뚜렷하면서 그 원칙을 장기간 지킴으로써 시장을 초과하는 수익을 증명하고 있고, 매매를 최대한 자제 함으로써 펀드 투자자의 자산을 거래세/수수료 등의 손실로부터 보호하는 펀드에 한정적으로 투자가 가능할 것이다. 

 이 책에서 존 보글이 이야기 하는 것은 인덱스 펀드 이야기 뿐만이 아니다. 회사를 경영하는 철학, 뱅가드라는 자산운용사의 경영원칙 등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 경영자들이 귀 담아 들을만한 조언이다. 워렌 버핏도 그렇지만, 위대한 투자자들은 대부분 위대한 경영자의 면모를 가지고 있다. 투자라는 것이 단순히 숫자를 가지고 하는 수익률 게임이 아니라는 증거라는 생각이 든다. 


2017.03.0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리의 힘 - 지리는 어떻게 개인의 운명을, 세계사를,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가 지리의 힘 1
팀 마샬 지음, 김미선 옮김 / 사이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7.01] 지리의 힘

- 팀 마샬 -


 지리적 혹은 지정학적 위치가 그 국가에 미치는 영향은 가히 운명론에 가깝게 느껴진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역작 총, 균, 쇠를 통해 메소포타미아, 중국, 유럽, 아메리카, 호주가 각각 왜 문명을 주도하거나, 혹은 다른 문명에 점령당하는 결과을 맞이 했는지를 그 태초부터의 차이에 기인한 운명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 이 책은 지리의 위력이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강력히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ICT, 교통 기술의 발달로 얼핏 우리는 하나로 가까워진 세계에 살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강, 산맥, 바다는 이런 발전이 무색하게 여전히 국가와 문화와 정치를 갈라놓는다. 세계의 가장 큰 바다, 대서양과 태평양을 향해 넓게 열린 미국은 말라카 해협과 일본, 히말라야 산맥, 고비 사막 등 넘을 수 없는 자연 경계에 둘러 싸인 중국에 비해 여전히 얼마나 유리한가? 미국이라는 세계 초강대국을 낳은 북미와 비교할 때 마찬가지로 넓은 국토를 가진 브라질은 왜 여전히 '개발도상국'이라는 애매한 이름을 달고 있을 수 밖에 없는가. 현대 정치와 경제 문제에서도 여전히 지리는 강력한 설명력을 가진다. 

 최근에 읽은 콘스탄티노플 점령에 관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어떤 의미에서) 세계에서 가장 특별한 역사를 가진 도시는 그야말로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넘어가는 통로에 있었던 그 위치로 인해 그런 드라마틱한 운명을 맞을 수 밖에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찬가지로 만성적 통일 상태인 중국이 단순한 해안선과 황하와 장강이라는 대하천의 영향을 받았고, 유럽이 만성적 분열에 놓여 있었으며 최근의 유럽연합으로의 통합 노력마저 실패로 돌아갈 조짐이 보이는 것조차 이미 피레네, 알프스 산맥과 도버해협과 복잡한 해안선이라는 지리가 모두 결정 해 놓은 것은 아닐까? 그러나, 모든 것을 지리가 결정하는 운명론은 허무하고 위험하다는 생각도 든다. 저자가 설명하듯 한반도는 대륙세력이든 해양세력이든 일단 한쪽 끝단에 도착한 후에는 종단을 가로막을 만한 자연 장애물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륙/해양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고 끝까지 독자적으로 살아남은 데에는 거기에 사는 사람들의 각별한 노력과 문화적 고유성이 작용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튼 이 책은 재미있다. 현재의 가장 큰 정치적 이슈들인 중국의 부상과 티벳/신장 문제, 일본의 재무장, 중동문제와 아프리카의 내전, 유럽연합과 독일, 러시아와 발칸반도, 인도와 파키스탄의 대립, 남미의 부상과 그 한계 등을 지리적 특색과 연계하여 흥미롭게 풀어냈다. 


2017.01.2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