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 내 삶의 주인이 되는 문화심리학
김정운 글.그림 / 21세기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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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분의 책 '노는만큼 성공한다.'를 반도 못 읽고 접었다는 사실을 잠시 깜빡했다. 


1. 재미가 없다. 그냥 작가가 생각나는대로 적어 놓은 것들인데, 나는 이런 논리적이지도 않고 그다지 근거도 없으면서 자기 생각을 사실인 것 처럼 늘어 놓은 책을 싫어한다. 이전 책에서도 느꼈지만, 그저 추측일 뿐인 자기 생각들을 사실인 것 처럼 말하는 단호한 문체가 거슬린다. 또 특정 사회현상이나, 계층, 집단을 지나치게 단순화해서 해석하는 것이 불편하다. 읽는 사람의 수준을 아주 낮춰서 보는 듯한 느낌이다.


2. 유명세에 비해 너무 깊이가 없다. 상당한 지면을 교토에서 고독하게(?) 지내는 자신의 모습을 누군가가 찍어준 사진으로 채우고, 또 하고싶은 일을 맘껏 할 수 있음을 드러내는 본인의 그림들로 또 상당한 지면을 채우고 있다. 또 이건 내 생각에는 정말 심각한 건데, 본인이 쓴 글에 나오는 단어에 대한 해석이나 배경설명에 상당한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ex :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란?). 지식을 제공한다는게 나쁜 것은 아니지만, 책의 흐름이 이해가 안된다. 작가가 잘 아는 심리학 용어나, 심지어 굉장히 일반적인 개념들인데도 굳이 해설을 1~2페이지 씩이나 넣는건 너무 거저먹는 것 아닌가? 세상에는 좋은 책이 너무 많은데, 별다른 새로운 통찰도 깊이도 없는 책을 샀다는 사실이 짜증난다.


 그런데, 책을 1/4도 읽지 않고 이런 나쁜 평을 남기자니 좀 미안하기는 하다. 나와는 성향이 너무도 맞지 않는 책인데, 괜히 읽고 나서 악평을 남기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다. 솔직히 누구나 자기가 내고 싶으면 개똥 철학이든 나의 일상이든 뭐든 책을 낼 수 있다. 단지 이분은 좀 유명한 분이라 (5년전에 한번 겪었는데도 불구하고) 기대치가 있어 더 실망이 컸던 것 같다. 


 5년 전 쯤에 '노는만큼 성공한다.'를 읽던 기분을 오랜만에 느끼며, '인간은 항상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말의 의미를 되새기는 중이다.


그나마 건질 것은 '프롤로그' 정도였다.



2017.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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