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의 미래 - 절대 피해갈 수 없는 "위기"와 "기회"의 시대가 온다
홍춘욱 지음 / 에이지21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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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파워블로그를 통해 알게된 이코노미스트 홍춘욱 박사님의 저서. 이 책 자체는 페이스북에 누군가가 쓴 호평의 서평을 통해 접하게 되었다. 환율과 경제에 대해 이보다 이해하기 좋게 서술한 책을 아직 보지 못했는데, 내가 경제학을 전공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사전 지식이 적은 사람도 찬찬히 읽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만큼 잘 쓴 책인 것 같다. 유시민 작가가 읽기 쉽게 쓴 글이야 말로 좋은 글이라 하였는데 여기에 꼭 맞는 글쓰기 실력이 아닌가 싶다. 

 책에서 얻은 몇가지 지식을 기록하자면, 고정환율제도는 환율 안정이라는 하나의 성과를 얻기 위해 자주적 금융정책 등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한다. 달러와 고정된 안정성이 오히려 금융당국의 다른 정책을 무용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유로존 통합이 독일과 같은 강국과 그리스 등 상대적 약소국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게되었다. 독일은 저금리를 유지하면서 시장을 확장하였고 상대적 통화가치가 하락(달러/마르크 대비 달러/유로 환율 상승)하면서 지속적 호황을 맞았으나, 그리스는 금리가 급격히 하락하며 경기가 과열되었고(잠재성장률을 지속적으로 상회하는 실제성장률), 저축에 비해 과잉 투자가 일어나며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되었다(y=c+i +x-m, y-c-i=x-m, s-i=x-m). 경상수지 적자 해소를 위해서는 자국통화 절하가 주요한 수단이나 유로화 사용에 따라 자체적 통화 관리권한을 상실되었으며 때마침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그리스의 주력인 해운과 관광산업이 타격을 받아 재정까지 악화대어, 결과적으로 외환 보유고가 바닥나 채무 불이행의 지경에 몰리게 되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인플레이션이다! 채권 가격은 쿠폰을 시장금리로 나누어 산출하므로, 물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통해 시장금리를 높임으로써 부채를 탕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환율은 기본적으로 1물 1가 원칙을 기본으로 한다. 이를 벗어나는 경우에는 상품가격 또는 환율을 조정하려는 힘이 작용한다. 예를 들어, 달러/원 환율이 1,000원일 때 미국에서 1달러인 상품은 한국에서 1,000원에 팔려야 적당하다. 만약 이 상품이 한국에서 2,000원에 팔리는 중이라면? 가격이 비싼 것이거나 환율이 낮은(원화 고평가) 것이다. 따라서 한국 소비자는 이 상품을 미국에서 직접구매하고자 할 것이며(경상수지 적자), 환율은 상승(원화 절하 압박)하게 된다. 두가지 움직임은 이 격차가 해소될 때까지 지속 될 것이므로, 실질실효환율을 주목하면 환율의 움직임을 보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보다 중요한 것은 달러 자체의 가치 변동일 것이다. 기본적으로 달러는 세계 경기의 불황기에 강세를 보인다. 여기에 안전자산 선호 등 기본적 이유가 있겠지만, 저자는 보다 근본적 원인으로서 채찍효과를 설명한다. 미국 소비자지표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 지표로서, 미국 경제 자체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으며(일반적으로 선진국일 수록 그러함) 미국경제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도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채찍효과 발생의 원인은, 소비자는 소량으로 구매하는데 비해 공급자는 보다 큰 단위로 공급하는 점, 재고 관리의 목적으로 소비가 증가하거나 감소할 때 이보다 더 많이 생산/감산하게 되는 점 등을 이유로 들고, 이는 공급체인을 거칠 수로 승수효과를 얻는다. 한국은 공급체인의 끝자락에 있으므로 미국 소비 경기가 움직일 때 더 크게 반응하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올해 1분기 한국의 수출지표가 크게 감소하였는데 어느 영문 신문에서 한국의 수출지표를  '세계 경제의 카나리아'로 묘사한 부분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 비단 중국의 부실 문제 뿐 아니라 채찍 끝 한국 경기가 크게 변동하기 시작 했다는 점도 주기적 불황이 가까웠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바로 이런 채찍효과가 달러 강세에 한국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세계적 불경기가 도래하면 미국 달러화는 강세를 띌 것이며, 한국 주식은 하락한다. 그렇다면 저자가 제일 강조한 것과 같이 한국주식 보유비중을 조금 줄이고 달러자산을 보유하는 것이 좋은 대비책이 될 것이다. 시장의 움직임과 관계없이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수익률이 가장 클 것이라는 말을 나는 믿는다. 그러나 언제 주식을 현금화 해야 할 지 모르는 불안정한 내 상태를 볼때는 달러 예금을 들어 놓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이 책은 분량도 적절해서 읽기가 어렵지 않았다. 한번 독파했으니 다시 읽는 것은 훨씬 수월 할 것이다.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아주 많은 도움이 되었다. 사람의 아주 자연스런 욕구 중 하나는 좋던 나쁘던 타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 하는 것이라 한다. 수십년 간 현장에서, 그리고 엄청난 독서량을 통해 익힌 지식과 통찰을 공유하는 분은 정말 고마운 사람이다. 저자의 여우같은 이코노미스트의 모습을 닮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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