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들 - 인생을 바꾸는 아주 작은 차이
앤디 앤드루스 지음, 이경식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사소한 것들>


뭣이 중헌디!


막 깍은 듯 보이는 깔끔한 연필과 동그랗게 말린 채 고양이처럼 연필 옆에 웅크리고 있는 나뭇결의 잔재 두 마리가 누워 있는, 참 담백한 표지 앞에서 책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이 책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이 책을 쓴 사람이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라는 위대한 책을 쓴 작가임을 알게 되었다. 그 사실을 알고 다시 책 표지를 보니 맨 앞에 “밀리언셀러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 저자의 신작”이라는 광고문구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우리가 영화를 볼 때 원작 작가를 모르더라도, 저 감독이라면 믿고 볼 수 있어, 하는 영화가 있다. 영화 스토리는 별로더라도, 저 배우가 나오는 건 무조건 좋아. 하며 신뢰하는 배우가 있다.

작가가 누구인지 알고 나서 나는 영화를 볼 때의 그런 감정이 들었다. 이 작가라면 믿고 볼만 해. 이 책은 어떤 내용일까, 하는 기대감이 더 커졌다. 그런 느낌은, 폰더씨를 만나본 사람만이 가능한 일일 것이다.

앞부분에 “저자의 글”이 27쪽까지 좀 길게 서술되어 있는데, 저자는 어떻게 자신의 고집을 편집자와 싸워 이 책에 반영했는지, 그리고 폰더씨 이후 얼마나 많은 곳에서 많은 경험을 하며 컨설팅을 했는지 밝혔다. 솔직히 말하면 조금 자랑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건 아마도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가 2003년에 발간되어 어느새 15년이 훌쩍 지나가 버렸으니 독자들이 자신을 잘 몰라보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의심, 주저함, 소심함, 그리고 내가 그런 사람이니 이제 의심을 거두고 이 책을 잘 읽어주세요, 하는 노파심에서 발현된 글이 아닌가 이해된다.

그래서 거의 30쪽이 다 되어서야 숫자 “1”이 얼마나 중요한지, 쇠못 하나를 빼먹었을 때 어떤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지는지, 미국이 공기총 한 자루로 어떻게 인디언들의 혼을 빼놓으며 동서를 가로질러 갔는지, 위대한 스파이가 부러진 5센트 하나 때문에 어떻게 붙잡히고 마는지 등을 이야기하며, 사소한 것들이 사실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역설한다.

그렇다. 사소하다고 해서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자동차를 조립한다고 하면, 좋은 품질의 엔진을 장착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엉터리 나사 하나를 사용했을 때의 결과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우리가 경구로 알고 있는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마라”는 말을 정면으로 맞받아친다. 사소하다고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사소하더라도 그것이 중요한 것이라면 우리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다시 역설한다.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어라.”

그래서 도입부에 설명한 나폴레옹이 워털루 전쟁 패배에 얽힌 기막힌 비화, 쇠못 때문에,는 잊지 못할 충격을 안겨준다. 실화냐?라는 질문을 던질 만큼 나폴레옹의 패배를 만든 원인은 지극히 작고 사소했다.

새해가 시작되었다. 1월도 어느새 중반을 넘어섰다. 벌써 느끼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새해 결심한 것들을 하루하루 달성해가는 것이 얼마나 큰 결과를 가져오는지. 팔굽혀펴기 한 번을 매일 하는 것이 1년 뒤에 어떤 자신을 완성시켜 주는지.

사소한 것은 우리를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준다. 왜냐하면 그것은 작고 사소한 것이니까. 누구라도 놓치고 갈 수 있는 것이니까. 올해는 사소한 것에 좀더 집중하고 싶다. 큰 목표가 아니라, 작은 목표, 어떤 사람들은 듣고 비웃을 수도 있는 사소한 것. 그것으로 시작하고 싶다.

뭣이 중헌디. 이렇게 묻는다면, 우리는 이렇게 대답하자. 사소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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