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멸 전야 - 촘스키, 세계의 미래를 향해 던지는 고발장
노엄 촘스키 지음, 한유선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파멸전야> 폭력 미국에 대한 촘스키의 준엄한 비판

 

노엄 촘스키

 




노암 촘스키라고도 한글로 표기되는 그는 언어학 박사다. 나는 그의 이름을 언어학을 다룬 책에서 먼저 들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는 최근 들어 국제문제, 미국의 해외정책 등에 관한 저술과 강연으로 더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엄격하게 표현한다면 미국 비판주의라고 보는 게 더 맞을 듯하다.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오히려 민주주의를 방해하고 있다며 정면에서 미국의 대통령과 그들의 결정을 폭력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번 책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파멸전야를 통해 미국의 부당한 폭력과 테러리즘을 강하게 비판하였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국제경찰로서의 미국이 아니라, 국제깡패로서의 모습을 다양한 자료와 정보들을 총동원하여 까발린다. 어쩌면 그는 미국이라는 공공의 적으로 여겨지지 않을까 걱정될 만큼 숨겨진 미국의 야심과 부당한 행동들을 조목조목 밝히고 있다.




 

두꺼웠고 읽어내기가 쉽지 않아 긴 호흡으로 읽었다. 읽는 시간도 당연히 오래 걸렸다. 방대한 저작이었다. 몰랐던 정보들이 백과사전처럼 가득했고 충격적인 이야기들이 사방에서 튀어나왔다.

 

우리는 미국을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었다. 민족자결주의를 말한 윌슨 대통령을 믿고 삼일운동을 벌였지만, 발칸반도와 동유럽 패전국의 광대한 영토를 민족에 따라 여러 국가로 분리하여 잠재적인 적대세력을 무력화하고자 하는 숨은 의도를 몰랐던 것과 같았다. 고종이 일본의 불법적인 침략 앞에 조미통상조약의 상호주의를 굳게 믿고 미국만을 바라봤던 그 어리석음의 상태와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촘스키의 비판은 케네디 대통령은 물론 오바마, 트럼프에 이어지기까지 거침이 없었다. 특히 오바마의 두 얼굴에 대한 비판은 사실 충격적이었다. 그가 가지고 있는 선한 이미지, 평화의 이미지, 약소자에 대한 배려의 이미지가 한순간에 깨어지고 무너졌다. 특히 고집불통 이스라엘 편에 서서 세계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힘으로 밀어붙이는 그 후안무치함에 대해서는 할 말을 잊게 만들었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힘이 생긴다고 했다. 우리는 미국이 우리의 가장 큰 우방임을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군사적인 부분에서도 미국의 우산이 사라진다면 당장 큰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고 벌벌 떨며 미국의 손짓, 눈짓만을 바라보는 정치인들이 많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니, 미국에 대한 많은 의구심이 좀더 선명해졌다. 하루빨리 미국 사대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미국은 서로의 이익이 남아 있을 때는 우방일 수 있지만, 그 이익의 임계값이 무너지면 언제라도 등을 돌릴 수 있는 국가이다. 그리고 미국은 자신이 세계의 경찰이고, 자신의 말이 곧 세계의 법이라는 엄청난 착각을 하루빨리 버려야 할 것이다. 그것이 어쩌면 세계평화를 하루라도 앞당기는 지름길이 될지도 모르겠다. 세계의 석학, 노엄 촘스키의 걱정이 그저 기우가 되길 간절한 마음뿐이다. 책 제목이 무시무시하다. 인류의 미래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는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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