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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배신 - '긍정의 배신'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워킹 푸어 생존기 ㅣ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배신 시리즈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최희봉 옮김 / 부키 / 2012년 6월
평점 :
소위 허드렛일을 하는 직업이라고 인식되는, 청소, 웨이트리스, 점원 등 등. 그들의 삶에 대한 생생한 현장 보고다. 어느 정도는 인식을 하고 있었지만, 이 책을 보고 돈으론 돕지 못 해도 더 인간적으로 대해야겠단 생각은 절로 든다. 그들의 존재 자체를 거의 인식하지 못 하고 산다. 그들 또한 별로 투정부리지 않는다. 부당함에 적응이 됐다. 인간은 부당함에 대한 기본적인 반발심을 갖고 있다고도 생각되지만, 그것조차 억압되고 내재화 될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확인해 본다.
앞에 허드렛일이라고 했지만, 사실 우리 일 중 80%는 그렇다. 그게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한다. 먹고 싸고 자고. 사무도 그렇다. 뭐 매일매일 대단한 일을 하지 못 한다. 그런 사람이라면 사무를 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그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저자의 이 말에 많이 동감이 된다. 하찮고 쉬워 보이는 일도 해 보면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실무를 하기 싫어 승진을 하려고 애쓰려고 한다는 생각이 든다. 중간관리자 역할은 무엇인가도 생각하게 한다.
아메리칸 드림. 누구라도 그럴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말인데. 생각해 보니. 대다수에게 적용될 수 있는 말은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 상위1%만을 위한 꿈일 것 같다.
워킹푸어라는 말을 요새 많이 듣는다. 예전에 어떤 책에서 본 말인데, 워킹푸어에게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돈을 주면 안 된다고 한다. 왜냐면 그러면 그들은 더 이상 그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날카로운 지적이다.
긍정의 배신을 본 후 저자의 다른 책을 보니 노동의 배신이 있어 빌려 읽었는데, 막상 보고 나니 약간 지루하다. 저자가 경험한 일처럼 지루하다. 저자의 그 느낌까지 책에 잘 녹인 것 같다. 저자의 다음 책이 희망의 배신이라고 하는데. 그 책 또한 기다려진다. 아메리칸 드림. 그건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냥 굶지 않는 삶을 꿈꿔야 하는 세상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