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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개 사회의 범죄와 관습 ㅣ 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76
브로니슬라프 말리노프스키 지음, 김도현 옮김 / 책세상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소위 미개사회라고 불리는 곳과 지금 내가 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법에 대한 인식은 비슷하다. 법은 그냥 만들어 놨다고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 법령이 1만 개에 이른다고 한다. 그런데 그 많은 법령을 난 전혀 인식하고 있지 않다. 그리고 난 하루에도 몇 번씩 현행법을 위반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무단횡단 등등. 뭐 다른 사람에게 크게 해를 끼치진 않는 것 같다. 그리고 다른 사람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가끔은 경찰들도 위반을 하곤 하는 것을 본다. 아마 모든 법령을 의식하면서 살라고 하면 차라리 죽어버리고 싶을 것 같다. 미개사회란 곳도 그렇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미개사회라고 불려야 하는 지 잘 모르겠다. 미개의 기준은 뭔지 사실 이책엔 없다. 이렇게 써 놓고 보니깐 그것도 좀 궁금해 진다.
역사 유물론에서 보면 원시 공산주의 사회 다음이 고대 노예제 이렇게 나오는데, 과연 원시 공산주의 사회는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공산주의에 대한 정의는 생산수단과 산출에 대해 공동 소유로 이해를 했는데, 여기에 나오는 예는 그렇지 않다. 그럼 이 사회는 원시 공산주의 사회가 아니었나? 그런 사회는 더 초기의 상태로 이해를 해야 할까? 아니면 이 수준의 상태를 공산주의로 봐야 할까? 등등. 그것도 좀 혼란스럽다. 그렇지만 분명 고대 노예제 사회도 아니고, 봉건제도 아니고 자본주의도 아닌 그런 사회다.
호혜성이란 것도 그냥 무차별적인 호혜성으로 이해가 되진 않는다. 내가 10을 받았을 때 내 능력상 3만 줄 수밖에 없는 상황임에도 10 이상을 주기위해서 무척 노력해야 한다. 그게 사회적으로 내가 인정받는 수단이다. 이게 진정한 호혜성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안받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그렇게 되는 경우 분쟁이 난다고도 한다.
이 책을 통해 얻은 것은 소위 미개사회란 곳이 그렇게 미개하지도 않았고, 법에 대한 강제력이나 구속력도 그냥 만들어만 놨다고 생기지 않는다는 점, 원시공산주의 사회에 대한 생각, 호혜성이 사전적 의미만으로 사용되진 않았다는 점 등이다.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게 됐다. 그냥 과거의 얘기를 듣는 수준이 아니었다. 재미도 상당히 있었다. 저자가 현지인들과 생활하면서 경험한 것이어서 그런지 읽는 동안 다음 얘기는 어떤 걸까도 궁금해지기도 하고.
미개사회? 내가 그 사회에 가면 난 굶진 않을 거 같다. 적당히 비비면 충분히 얻어 먹을 수 있을거 같다. 그들이 여기에 오면? 역시 죽지 않는다. 어디 보호시설에 수용되서 밥을 먹을 수는 있을 거 같다. 생각보다 별 차이는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