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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자본론 - 정치와 경제의 이분법을 넘어서
심숀 비클러.조나단 닛잔 지음, 홍기빈 옮김 / 삼인 / 2004년 5월
평점 :
자본은 뭘까? 자본론도 구경해 보고 경제학 원론을 봤음에도 한 번도 진지하게 자문해 보질 않았다. 정말 자본은 뭘까? 공장? 원료? 기계? 또 어려운 것은 가치는 어디서 나오는가? 노동력? 희소성에 의한 효용? 난 노동가치론을 믿고 있었고, 자본은 그냥 불변자본, 가변자본 정도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거 다 맞지 않다고 한다. 부르주아 경제학은 이미 파산된 것이고(캠브리지 논쟁을 통하여 인정됨) 마르크스 경제학 또한 부르주아 경제학의 판에 갖혀 버렸고 그 순간 현실에 맞는(머리 속의 과정이 아닌) 논리를 제시하지 못 함을 지적한다. 그 지적에 대해 마땅히 반박할 실력도 없고. 한 편으론 정말 그런가? 하는 불신도 들기도 했다. 그런데 저자들의 의견을 체계적으로 반박하는 얘기는 있어 보이질 않는다. 아예 무시를 하는 것이 속 편할 지도 모르겠다. 베블런을 그렇게 처우했듯이...
많은 공감을 한 것이 한국의 재벌의 모습과 비슷해서다. 재벌의 대표-삼성. 그걸로 한 번 얘기해 보면.. 삼성은 처음부터 어떤 획기적인 기술을 갖고 있던 기업이 아니었다. 정부의 도움으로 차관을 얻어 그 엄청난 돈으로 경쟁이 될만한, 또한 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들을 하나씩 샀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얻은 능력으로 더 많은 생산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능력을 축소시킨다. 바로 그럴 수 있는 힘이 삼성의 힘이라 생각된다. 삼성은 엄청난 현금을 쌓고 있다. 그 돈으로 더 많은 생산을 하고 매출을 올리면 더 높은 주가를 달성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실은 그 반대라 생각된다. 신규 생산설비를 늘리는 것은 별로 들리지 않는다. 마음만 먹으면 더 많은 것을 생산해서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거 같은데도 말이다. 잘 생산(혁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은 기업을 프리미엄 주고 사버린 후 그 혁신을 죽인다. 이게 삼성의 핵심(일반 노동자들 또는 생산의 주체들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들이 노리는 것 아닌가? 산업 활동과 영리 활동은 아무 관계가 없어 보인다. 삼성의 핵심들은 더 많은 반도체를 만들고 더 많은 사람들이 싸게 그걸 사서 활용하는 것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을까? 그런 것으로 회의를 할려나? 아니라고 말 해야 할 거 같다.
소유는 그걸 활용하는 능력이 아닌 배제하는 것에 의해 수익을 올린다는 말. 이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끝으로. 어려운 책이었다. 그 핵심은 알겠는데, 부분부분 잘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이 많았다. 그래도 그냥 쭉 보면 충분히 볼 수 있었다. 상당히 집중해서 보게 된 책이다. 거대한 전환 보다 더 진지하게 읽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