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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의 추억 미래의 혁명 - 역사의 대반전, 신자유주의 이후의 새로운 세계
박세길 지음 / 시대의창 / 2008년 6월
평점 :
이 책을 보기 전에 다시쓰는 한국 현대사를 읽고 있었다. 한때 대학생의 필독서라고 들었다. 그런데 난 그때 그리고 한참 후에도 그런 것도 제대로 몰랐다. 이 책을 보기 위해서 서둘러 읽었다. 왜냐면 이 책은 그 책의 연속이겠거니 해서 그걸 봐야 이걸 제대로 볼 수 있는 줄 알고 봤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 책과의 연관성은 별로 없었다. 한국에 관한 얘기가 중간중간 있는데 다시쓰는 한국 현대사의 내용이 많이 들어와 있었다.
세계사적인 혁명 흐름에 대한 언급을 하면서 장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주고 있는 것이 이 책의 주요내용이다. 역사적인 사실에 대해 잘 모르는 내게 많은 지식을 전달해 줬다.
뒷부분의 내용은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내용이었다. 아마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의 책들을 내가 본 것 같다.
한국에서 혁명 가능성? 물어보나 마나한 질문같다.
물론 지금은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다. 아직 우리의 토양이 너무 엷다고 생각된다. 그 토양을 쌓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외부적인 충격-신자유주의 광폭함에 대한 반발만으로는 혁명이 성공하긴 힘들 것 같다. 물리치는데서 끝나서는 안 될 것이며 그 후의 일도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퇴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혁명의 역사가 증명해 주고 있다.
한국에서의 토양쌓기. 사실 이게 어렵다. 최근의 촛불도 토양의 일부라 생각된다. 함께한 순간의 추억이 많은 참여자들에게 각인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지속성과 강렬함 차원에서는 역부족을 느낀다. 당연한 일일 것이다. 촛불 한 번에 모든 것이 바뀔리는 없을 것이다. 약간 실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역사는 그 실망의 연속임을 생각한다면 그다지 실망할 필요도 없다. 수많은 실망과 좌절 속에서 어느 순간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지금 촛불이 사그라지더라도 너무 아쉬워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우리의 실망과 절망의 틈바구니 속에는 희망의 불꽃이 있을 것이고 그 희망의 불꽃을 지피는 우리는 결국 이기게 될 것이다. 광주민주화 투쟁은 이런 것의 전형적인 예가 아닐까 생각된다.
될 때까지 한다는 말. 이 말 무섭다. 한 번만 이기면 된다. 이번 시도가 마지막 시도가 되길 바라지만 아니어도 상관없다. 왜냐면 우린 될 때까지 할테니깐 그리고 역사는 늘 될 때까지 했다는 우리의 기록이며 미래의 역사도 결국 될 때까지 했다는 기록이 될 수밖에 없으니깐.
조금 즐거워진다.
끝으로 이 책은 아쉽게도 불온서적 목록에 오르지 못했다. 내 생각에는 책이 좀 두꺼워서 쉽사리 읽지 못하겠거니 하는 안일한 국방부의 생각이 있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그리고 저자분께서는 더 분발해 주세요... 약간만 더 힘쓰셨다면 불온목록에 올라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