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이은진의 범죄심리 해부노트
이수정.이은진 지음 / 김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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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현장을 누비는 이수정 교수님은 내가 생각하는 몇 안 되는 존경할 만한 사람이다. 20여 년간 프로파일러로 활약하면서 많은 범죄를 접했을 텐데, 개인적으로 흔들리는 멘탈을 어떻게 잡았을지도 궁금하고, 예전 한 TV프로그램에서 일의 특성상 범죄자들의 협박도 많이 받았다던데 지금도 꿋꿋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계시기에 그 존재가 더 빛을 발한다. 


이 책은 편집성 성격장애부터 강박성 성격장애까지, 총 10가지 성격장애 유형을 총망라하였으나 성격장애 사례 중 범죄로 이어진 일부 극단적 사례를 통해 이해할 수 없는 흉악 범죄의 원인가 메커니즘을 추적한다.


"한 인간이 완성된 인격을 갖는 일은 절대로 쉽지도, 당연하지도 않다. 특히 흉악범죄를 일으킨 사람의 과거력을 추적하다보면 첫 단추가 언제, 왜 잘못 끼워졌는지 발견하곤 한다. 물론 이런 발견으로 이들의 잘못을 면책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다만, 보다 근본적 원인을 파악하면 그에 대한 대안 역시 찾아낼 수 있다는, 그야말로 학자적 관점에서 각 장을 구성했다." 


사례의 범죄자들의 극단적인 자기중심적 사고로 인해 제대로 된 판단을 하기 어렵고, 범죄 행동에도 자기 합리화를 하려는 방어기제를 드러낸다. 뉴스를 보면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저럴 수가 있나...' 놀랄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섬뜩한 마음에 주위를 둘러보며 남을 의심하는 나를 보고 놀라기도 한다. 


'나 자신을 돌아본다는 것은 그만큼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기에 이미 정상적으로 사고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말에 한편으로 안심하면서도 '혹시 나도 자기 합리화를 정당화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성격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남에게 잘 보이려는, 혹은 자기만의 그릇된 생각에 갇혀 자신의 내면을 갉아먹는 것을 보며, '우리 사회가 이들에게 좀 더 관심을 썼더라면...'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타인으로 인해 휘둘리거나, 내 마음에 갇혀 침잠하지 않기 위해서 내 마음을 돌보는 일을 더 꾸준히 실천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내가 책을 계속 보고 있는 이유도 무의식중에 내 마음이 방법을 알려주고 있는 것을 아닐까.



"성격장애를 지닌 독자라면 이 책을 읽고 ‘혹시 나도 저런 극단적 경우가 되지 않을까?’ 하고 염려하실 필요는 없다.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지점은 바로 그런 걱정 자체가 아직은 합리적 사고의 테두리 안에 있다는 점이다. 부디 책 내용이 독자들에게 불필요한 걱정을 유발하지 않기를 기원하며, 심지어 필자 역시도 스스로 강박적 성격인지 늘 의심하면서 산다는 점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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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풍 요리사의 서정
박상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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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잘 계산하지 않으면 네 삶의 구조는 엉망진창 오답이 될 거야."

"인생에 정답이 있다는 생각이 오답일걸?"


전설의 요리사 조반니가 숨겨놓은 궁극의 레시피를 찾아 삼탈리아에 밀입국한 한국의 김밥집 아들 이원석의 파란만장 탐험기.

이 나라는 한 마디로 시에 죽고 시에 사는 나라.

시민들에게 '시(詩)'는 화폐처럼 통용되며, 시를 읽어주면 택시도 그냥 탈 수 있고, 술도 마실 수 있다. 

특히 한국의 시라면 프리패스. 

한국 시인들의 한정판을 사기 위해 집을 은행에 잡히고, 시를 읽으면 '밥 안 먹어도 배부르다'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국민들이다. 



"근데 넌 국적이 어디니?"

"나? 한국에서 왔다고 말하지 않았나. 함기석 시집 읽을 때 몰랐어?"

"뭐? 김종삼, 최승자, 함기석 님의 나라? 왜 빨리 말 안 했어? 그 시인들의 나라? 어머, 어떡해. 진짜야? 삼탈리아 말을 곧잘 하길래 오키나와 사람인 줄 알았잖아. 어우, 목소리 떨려. 오빠, 빨리 한국말 좀 해봐. 아무 말이나."

"음... 여기, 여기 김밥 한 줄 김 빼고 주세요. 콜라도 김 빼고 주시고..."



@jakkajungsin 에서 작가님의 사진을 보고 글과 너무 찰떡궁합이어서 놀랐고, 주인공 이원석과 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소개팅을 하기 전에 전화 통화를 먼저 하고 목소리로 상대의 얼굴을 상상하다가 마주쳤는데 내 상상과 똑같은 사람이 나타난 것 같은 느낌! ㅋㅋㅋ


출판사 책 소개에도 보면 "대체 불가능한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그려왔다."고 표현했는데 작가님의 유머 코드가 남달라서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고 '뭐라 씨부리시는겨~~' 하면서 혼자 재미있게 낄낄대며 읽었다.


이 소설은 약간은 호불호가 있을 것 같지만, 이 여름에 읽으면  왠지 청량함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작가님, 아니 이원석군과 함께 시심이 살아있는 삼탈리아로 떠나보자. 

여행 Tip! 방수 배낭은 필수, 돈은 없어도 시집은 꼭 챙길 것.


참, 여기에 많은 시인님의 이름이 나오는데 나는 아무도 모르네... 송구하기 그지없구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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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의 기억 2
윤이나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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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기억을 삭제·이식할 수 있다.'라는 논문을 게재하며 학계의 주목을 받은 천재 뇌과학자 한정우. 


1권에서 아내의 죽음과 연관된 사람들의 기억을 이식하며 인욱과 함께 수사의 속도를 높인다. 

그러나 남들의 기억을 파면 팔수록 점점 더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되는데...


읽으면서 드라마를 연속해서 보고 있는 것처럼 사건의 사건이 더해지며 몰입이 되었다. 이식된 기억과 자신의 기억이 섞이며 혼란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증거들을 발견할 때마다 결과는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나는 늘 머릿속이 시끄러운 편이거든. 근데 사람을 갈기갈기 찢을 땐 머릿속이 깨끗하고 조용해. 그 느낌이 너무 좋아. 이게... 중독이야."




기억이란 뭘까... 내 기억이 항상 맞는 것일까. 내 상황에 따라 나를 보호하기 위해 남을 탓하고, 왜곡되고 합리화되는 것은 아닐까. 트라우마는 이겨낼 수 있는 것일까? 극복한다는 것은 그저 미봉책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다양한 생각이 스치고 지나간다. 다만, 내가 기억하는 선에서는 최대한 좋은 기억을 많이 심어놔야겠다. 그래야 나중에 누군가 내 기억을 열었을 때 부끄럽지 않도록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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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의 기억 1
윤이나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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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를 죽인, 놈의 기억을 찾고 싶었다!


잘나가는 의사 한정우.

어느 날 집에 침입한 괴한의 습격을 받고 정신을 잃는다.

그리고 밝혀진 아내의 죽음.

그리고 유일한 목격자는 9살 딸 수아.


정우는 아내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교수직을 내려놓고 동네에 작은 병원을 개업한 뒤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기억 삭제술'을 시행한다.



'만약에 네가 누군가의 기억을 지운다면 그건 기회를 뺏는 걸지도 몰라.'

'무슨 기회?'

'스스로 그 기억을 떠나보낼 기회.'

'사람은 기억을 이길 수 없어. 기억과 싸울수록 점점 더 뇌에 인이 박히거든.'

'그럼 기억 이식은? 기억은 한 사람의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경험이자 해석이야. 그것을 타인에게 온전히 옮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어쩌면 착각이지 않을까?'



범인을 찾으면 찾을수록 점점 더 꼬이는 사건들.

도대체 진짜 범인은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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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우리의 계절
민미레터 지음 / 김영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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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았다고 아프다고 말해도 괜찮아. 

우린 원래 연약한 존재니까."


나는 분명 비좁은 방구석에 앉아서 이 책을 읽고 있는데 마치 사랄라~~ 음악이 들리면서 메타세콰이어길 어딘가에서 해먹에 누워 풍경을 바라보는 것처럼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글귀와 물감으로 곱게 수놓은 수채화 덕에 잠시나마 공간 이동을 한 느낌이 들었다.



도심 속 푸른 산 아래 작업실 '벨르몽'에서 산책을 즐기며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저자의 삶이 부러웠다. 사계절을 오롯이 즐기며 마음에 담을 수 있다면 참 좋겠다.



"그래서 오늘도 각자의 생으로, 한 시절을 같이 걷는다. 

약속 같은 건 없어도 흐르듯이, 계절처럼."



혹독한 코로나 추위를 겪으며 '언제 여름이 오려나?' 했더니 어김없이 계절은 나를 찾아왔다. 덥다고 투덜대며 하루를 보내다 보면 어느새 가을, 겨울이 찾아오겠지. 


햇빛 쨍쨍한 어느 날, 나를 스쳐가는 한 가닥 바람에서 가을의 향기가 나기 전에 이 여름을 더 사랑해줘야겠다고 생각해본다. 나의 인생에서 여름은 여러 번 반복되겠지만 나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지금의 여름을 더 느껴봐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수채화에_도전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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