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정상가족 - 자율적 개인과 열린 공동체를 그리며, 개정증보판
김희경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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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부모가 자신의 뜻대로 자식을 '처분'하는 가장 극단적인 행위가 지금도 간간이 발생하는 부모의 자녀 살해 후 자살이다. 언론은 이를 곧잘 '가족 동반자살'이라 부른다. 행위 자체에도 그렇고 이를 '동반자살'이라고 부르는 표현 둘 다에 아이들을 부모와 분리된 존재로 바라보지 못하고 부모가 세상을 버릴 때 데리고 갈 정도로 처분이 가능한 소유물처럼 여기는 관점이 배어 있다."



"동아시아 3개국의 가족, 결혼, 동거, 이혼 등 가족가치에 대한 태도를 비교한 연구에서도 한국은 중국과 일본보다 더 보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3국의 가족가치관 비교에서 한국인은 가족가치가 가장 보수적이었고 가정생활만족도는 가장 낮았다. 결혼에 대한 가치관과 가정생활만족도는 중국과 일본에 비해 한국인의 행복감에 더 큰 영향을 끼쳤다. 한마디로 한국인에겐 여전히 가족이 너무나 중요한 거다."



#가난의문법 이란 책에서 봤던 가족이란 짐.

나이 든 부모에게 폐지를 줍게 만드는 자식들, 그나마 제 앞가림 하는 자식들은 아픈 손가락을 감싸고도는 부모에게서 멀어지게 되고, 자기 노후도 준비할 여력 없는 부모를 더욱 가난으로 내모는 능력 없는 자식과의 도돌이표를 보고 같이 자멸하는 가족의 모습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나, 정녕 이 방법밖에 없었나 싶어 안타까웠다. 산업화와 근대화로 정치 놀음과 시대가 부여한 의미 사이에 소외된 국민들을 여전히 '4인 가족'이란 테두리에 가두고 있는 안일한 세상을 대선주자들은 늘 바꾼다고 큰소리치지만 과연 이번 대통령은 어느 정도 개선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 책을 읽고 머리를 크게 얻어맞은 것 같았다. 

내 나름대로 인권이나 이와 관련된 책들을 많이 읽어서 '남들보다는 조금이라도 낫겠지'라고 생각했던 자만을 크게 반성했다. 

계속 책을 읽고 관련 정보들을 찾아보면서 사회의 부조리함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고 바꿀 수 있도록 지식을 갖춰야겠다. 

내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무조건 지금보다는 더 나아지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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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한 폭력들 - 미투 이후의 한국, 끝나지 않은 피해와 가해의 투쟁기
이은의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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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살아가려면, 성폭력을 당하지 않기 위해 전방위로 방어 태세를 취해야 한다. 성폭력을 당한 후에는 '완벽한 피해자'가 되어야 한다. 너무 표정이 밝아도 안 되고, 남자와 술을 마시거나 태연하게 데이트를 해도 안 된다. 대체 언제까지 피해자가 '나는 성범죄를 당하지 않을 주의 의무를 다했음'을, '공포 속에서도 최선의 저항을 하였음'을, '피해를 당한 후에는 피해자답게 행동했음'을 소명해야 하는 걸까."



#소년심판 의 마지막 사건이 '청소년 집단 성폭행 사건'이었는데, 피해자는 친한 친구 부모의 차가운 말에 손목을 그어야 하고, 가해자들은 "사실 우리가 무슨 잘못이 있냐?"라며 뻔뻔스럽게 말하는 장면을 보고 소름이 돋았는데, 성폭력, 성추행 등의 고통 속에서 피해자가 오히려 무고죄 혹은 명예훼손죄로 가해자가 되는 상황이 현재 진행형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이은의 변호사도 대기업에 다니면서 겪었던 경험이 직장인에서 변호사로 인생을 바꾸게 한 사건이 되었으며, 도움이 필요한 많은 여성들에게 현실적이면서도 냉철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담아 피해자를 변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도둑맞은 이에게는, 문을 잘 잠그지 않아 도둑이 들었으니 피해자가 잘못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상해를 입은 이에게, 가해자를 화나게 했으니 피해자에게 잘못이 있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성폭력 피해자는 다르다. '나는 성폭력을 당하지 않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했다'라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는 세상의 시선에 추가 가해를 입고, 너덜너덜해진 몸과 마음만 남겨지게 되는 상황을 보며, 이 땅에 사는 여자들이라면 언제까지 이런 걱정을 안고 살아야 할까 싶은 착잡한 마음이 든다. 


더 이상 강간 피해자들에게 "저항할 수 없을 정도의 폭행 및 협박이 있었느냐?"라는 질문이 아닌 충격 받은 상태의 피해자에 대한 배려가 선행되어야 하며, 사회와 법의 시선을 다시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이 책을 많은 여성들이 널리 읽고 깨닫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좋은 게 좋은거다'는 개소리고,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충분한 시대를 살아가는 약자이자 여성으로서 내가 나를 지키고, 이 사회에 제대로 된 목소리를 반드시 들려줘야 한다.



"법은 세상이 소란스러운 이유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 법이 과거에 머물러 있는다면 현재를 살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세상의 인식과 늘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변화가 온당하다면 묵직한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옮겨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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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키 목련 빌라의 살인 하자키 일상 미스터리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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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가에 위치한 총 10채의 아담한 빌라촌.

그곳 중 한 곳 빈집에서 신원 미상의 사체가 발견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건의 실마리를 추적하는 형사들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탐문을 시작하고, 이 과정에서 저마다 비밀스러운 사생활을 품고 있는 이웃의 이야기가 얽혀 대환장 콜라보가 시작된다.


이 소설을 코지 미스터리라고 한다는데, "작은 동네를 무대로 하여 누가 범인인지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폭력행위가 비교적 적고 뒷맛이 좋은 미스터리"라는 저자의 정의대로 살인사건이지만 잔혹하기보다는 유쾌하기도 하고 우스꽝스러운 부분도 있어 살인사건이 일어난 무대를 배경으로 한 개그를 한 편 본 것 같기도 하다.



이야기가 얽히고설켜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는 것이 함정.

예전 일본 미스터리의 거장들의 느낌과는 조금 결이 다른 가벼우면서도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반전이 있어서 일본 미스터리의 세대교체인가 하는 느낌을 받으며 즐겁게 읽었다.



"틀림없이, 타살이군요."

시체는 양손, 양발을 마구 내뻗은 형태로 누워 있었다. 남자인 건 알겠는데 그다음은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얼굴이 완전히 으깨져 있었기 때문이다. 본래 얼굴이 있어야 할 부위는 진부한 표현으로 말하자면 푹 익은 석류 같았다. 자세히 보니 손도 검게 물들어 있었다. 히토쓰바시는 밥 먹기 전에 온 것을 조상님께 감사했다.




범인은 과연 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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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기에는 내일이 너무 가까워서 - 하고 싶은 일을 찾은 여섯 명의 청소년
문숙희 지음 / 동녘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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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게 아니니까요. 지금은 돈보다는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할 시기예요."



처음 책의 제목을 보고 '기다리기에는 내일이 너무 아까워서'라고 착각을...ㅋㅋ


입시와 취업이라는 정해진 트랙을 벗어나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 여섯 명의 청소년들의 인터뷰를 담은 이 책에는 한창 입시 준비를 할 나이의 친구들이 #패션디자이너 #콘텐츠크리에이터 #기후활동가 #플랫폼프로듀서 #종합격투기선수 #목조주택빌더 라는 굵직한 명함을 달고 자신의 내일을 위해 도전하는 여정이 담겨 있었다.


내가 고등학교 3학년일 당시에는 좋은 대학을 가는 목표가 당연한 것이었기에 '어떤 과가 나에게 맞을 것인가?'가 가장 큰 고민이었는데, 내가 뭘 잘하고 좋아하는지 나도 모르기 때문에 보통은 그냥 점수에 맞춰서 가는 경우도 참 많았다. 


그런데 이 친구들은 일찌감치 자신의 관심사를 발견하고 그쪽으로 과감히 도전하는 용기가 부러웠다. 물론 그 뒤에는 그들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든든한 부모님이 계시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보면서 나도 우리 아이들에게 힘이 되는 부모가 되자고 다짐을 해보기도 했다.


"여섯 인터뷰이가 걸어온 길은 모두 다른 모양의 곡선을 그렸고, 저마다의 빛으로 반짝였다. 각자 걷고 있는 길은 모두 달랐지만 한 가지는 같았다. 자신이 너무나도 사랑하는 일, 자신을 자신답게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


이 책은 청소년들이 보면서 영감을 받아도 좋겠지만, 부모님이 같이 보면서 변화하는 세상에서 아이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다양성을 존중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용기가 중요한 것 같아요. 지레 겁먹고 주춤주춤 간을 보는 게 아니라, 풍덩 빠지더라도 후회 없이 나를 단져볼 용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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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사피엔스 - 또 하나의 현실, 두 개의 삶, 디지털 대항해시대의 인류
김대식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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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나타난 트렌드들 중 가장 활발하게 주목받는 이슈가 바로 '메타버스'다.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는 문학과 과학을 넘나드는 방대한 지식으로 변화하는 거대한 현실을 조목조목 이해하기 쉽게 전달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대한 예고편이 궁금하다면 지난해 나온 #김대식의키워드 #초가속 도 함께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만약 우리의 현실이 시뮬레이션이라면, 이 현실에서 먹고 마시고 살아가는 나는 이 시뮬레이션의 플레이어(player)일까 아니면 NPC(nin-player character)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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