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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지배 - 디지털화와 민주주의의 위기 ㅣ 한병철 라이브러리
한병철 지음, 전대호 옮김 / 김영사 / 2023년 2월
평점 :
#정보의지배 #민주주의의위기
"정보사회의 역설은 사람들이 정보 안에 갇힌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소통하고 정보를 생산함으로써 자기를 사슬로 묶는다. 디지털 감옥은 투명하다"
재독 철학자 한병철 교수는 디지털 문명이 민주주의에 거대한 균열을 내고 있다고 밝힌다. 정보를 이용해 종족주의와 정체성 정치를 강화하는 음모론, 정보 전쟁이 된 선거전, 이야기하지 않고 계산하는 빅데이터, 선동과 증오를 퍼트리는 소셜 봇과 댓글 부대, 바이러스적인 특성을 보이는 밈 등 현재 디지털이라는 스마트폰과 인터넷과 SNS를 통해 다루어지는 정보는 세계에 대한 우리의 감각을 무의식의 차원에서부터 바꿔놓게 되고, 그 변화는 소통과 담론과 정치, 즉 민주주의적 과정들의 기반을 무너뜨린다.
"소셜미디어는 교회외 같다. '좋아요'는 아멘이다. '공유'는 성찬식이다. '소비'는 구원이다. 인플루언서들의 드라마 작법인 반복은 전체에 예배의 셩격을 부여한다."
이 책에서 제시되는 대립항으로는 규율사회와 정보사회, 고립과 연결, 생명정치와 심리정치, 담론과 정보, 정치와 관리, 정당화와 계산, 정치인과 전문가(컴퓨터과학자), 소통적 합리성과 디지털 합리성, 이야기와 숫자, 거대서사와 빅데이터, 의견과 정체성, 행위와 소비, 손과 손가락 등이 있는데, 이 개념과 그 현상을 천천히 보는 과정에서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던 진실이 모습을 드러낸다. 물론 이것은 두 대립항의 절대적 구분과 단절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므로, 독자들은 책을 읽으며 이 개념항을 도구 삼아 변화와 차이 속에서 무엇이 지속되고 있는지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진실은 지난날의 짧은 에피소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