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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피싱
나오미 크리처 지음, 신해경 옮김 / 허블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스토커이자 방화범인 아버지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엄마와 함께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는 스테프. 전학 다닌 고등학교만 벌써 다섯 번째라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는 사치일 뿐이고, 아버지에게 들킬 염려가 있는 모든 행동들은 금지되어 있는 듯 없는 듯 살고 있는 그녀에게 유일한 친구는 '캣넷'이라는 온라인 커뮤니티다.
"캣넷 친구들이 진짜 내 친구들이다. 나와 가까운 친구들, 정말로 나를 아는 사람들, 내 삶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신경 써 주는 사람들, 내가 내 얘기를 하는 사람들 말이다."
현실 세계에서 '아웃사이더'로 살아가는 그들에게 캣넷은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고, 그곳의 친구들은 캣피싱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우정을 나누며 연대를 느끼게 된다. 그 사이 스테프가 우연한 기회에 캣넷의 해커 친구가 AI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위험에 빠진 자신을 적극적으로 구해주다 사라진 AI를 위해 캣넷의 친구들이 뭉치게 된다.
미래의 세상을 보여준다고는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생각해 봐야 할 문제들이 많았다. 차별과 혐오, 성소수자를 바라보는 시선 등 다양성을 존중하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만연해 있는 문제들에 대해 작가는 관용의 태도를 보여준다. 그래서 미국의 MZ세대들이 더 열광하지 않았을까.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미국의 문화와 정서라 그런가 약간은 어색한 느낌들이 없지는 않았다. 연대는 이해하지만 우리 식의 정(情)과는 살짝 다른 낯선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이 책은 미국에서 출간 이후 폭발적인 독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휴고상의 영어덜트 부분인 #2020로드스타상 #2020에드거상 을 수상했다고 하니, 나와 세대가 다른 기민한 10대들에게는 또 다른 색다름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