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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만세 ㅣ 소설, 향
오한기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5월
평점 :

답십리도서관 상주 작가 타이틀을 건 도서관 활극!
작가정신의 <소설, 향> 다섯 번째 책으로 제7회 젊은작가상 수상 작가 오한기의 신작이 출간됐다.
도서관에 상주 작가를 했던 경험을 토대로 『나는 자급자족한다』를 쓰는 중간에 일어났던 일련의 소동들이 표현되어 있다.
은행을 털기 위해 도서관의 책을 예행연습 삼아 털어보겠다는 사람, 고전 강독회의 유일한 구성원인 지방대 화학과 교수 KC이 뜬금없는 질문들, 도서관의 비용으로 강의용 무선 마이크를 샀는데 분실하면서 어디선가 계속해서 '똥'이란 외침이 들린다는 것, 호시탐탐 상주 작가 자리를 노리는 백수.
뭐 그런가보다~ 할 수 있지만 이를 두고 문학은 무엇이며 인간의 존재란 무엇인가에 대해 집착하는 작가의 모습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그가 그렇게 추구하는 '리얼리티'와 참으로 닮아있다.
다소 황당하고 말도 안 되는 인간들이 답십리도서관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모여 지지고 볶는 이야기를 읽으며, 그래도 나는 나름 '정상'이라는 안도감의 웃음을 짓고 있는 나를 보고 있자니, 나 또한 이 소설에 정상인 척하는 KC 혹은 관장님 같다는 생각이 들어 또 한 번 웃음이 났다.
문득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도대체 '정상'이란 의미는 뭘까 고민해보게 한다.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모여 확신에 차 살아가는 세상에서 '인간만세'를 외치지 않는다면 존재의 이유조차 모호해지는 '인간군상'이 되어버릴 테니...
오늘도 힘차게 '인간 만세'를 외쳐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