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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만들어진 위험 - 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당신에게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21년 2월
평점 :

무수히 많은 신 중 왜 당신이 믿는 신만이 옳은가?
나는 모태 신앙으로 유아세례도 받고 청년부까지도 나름 열심히 활동한 가톨릭 신자였다.
그런데 어느 날 친오빠를 따라간 엄청나게 큰 개신교 교회를 갔는데 헌금을 걷는 게 무슨 공연처럼 목사가 10만 원 이상 헌금 낼 사람 일어나라고 하고 손뼉치고 노래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각 줄 끝에 앉은 사람들은 무슨 군인들처럼 일사불란하게 헌금을 걷었고, 헌금함이 단상 앞의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어느 구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정말 충격을 받았다. (그 뒤에서 누군가 현금 주머니를 차곡차곡 쌓고 있겠지?)
꼭 비행기에 짐 부치는 것처럼 헌금함이 레일을 타고 간다...
그때 정말 종교가 무엇인가 생각이 많아졌다.
이번에 리처드 도킨스의 신간이 나온다고 해서 정말 궁금하고 기다려졌다.
"열다섯 살 때 마침내 그리스도교 신앙을 포기했다. 내가 신앙을 포기한 이유 중 하나는 이랬다. 나는 아홉 살 즈음에 이미 내가 만일 바이킹 부모에게서 태어났다면 오딘과 토르를 굳게 믿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고대 그리스에서 태어났다면 제우스와 아프로디테를 숭배했을 테고. 현대로 와서 내가 만일 파키스탄이나 이집트에서 태어났다면, 예수가 그리스도교 성직자들이 가르치는 것처럼 신의 아들이 아니라 단지 예언자일 뿐이라고 믿었을 것이다."
<너무나 많은 신> 중에서
우리는 논리와 이성으로 남을 설득해야 한다고 배우며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면 '합리적 의심'이라도 논란의 여지는 많다. 그러나 오직 '신'만은 여기서 예외고 무조건적이다. 그리고 내가 믿는 신 외에는 모두 이단이고, '만들어진 신' 취급을 받는다. 차라리 서로 인정하고 다 같이 좋은 사회로 가면 좋겠지만 꼭 자기의 신이 우선이라고 하면서 이 의견에 반기를 든다면 전쟁, 살인도 불사한다.
예전부터 종교가 권력자들의 마음대로 자신의 힘을 공고히 하는 방편으로 쓰였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 책은 책 자체로도 재미있고 흥미롭지만 나름 명쾌한 증명으로 '이성적 판단'을 돕기 때문에, 나는 내 생각에 더 확고한 믿음을 얻었지만 우리나라는 종교의 자유가 있음으로 믿고 안 믿고는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판단이며 개인 의지다.
다만 우리 가족 중에도 목사, 권사, 전도사님이 계신데 그들이 이 책을 읽을까? 아마 '리처드 도킨스'가 누군지도 모르겠지만 조심스레 권해보고 싶기는 하다. (물론 제목만으로도 엄청난 욕을 먹겠지 ㅠㅠ)